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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창구단일화, 설계부터 노조파괴용. 폐기해야”

기사승인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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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 도입 10년 실태·개선 방향 토론회…“노동부 문제없다 하니, 사용자 맘껏 노조파괴”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 시행 10년. 민주노총이 노조파괴 악법으로 산업현장에 자리잡은 교섭창구단일화 제도 폐기를 요구하며 대안 모색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11월 17일 오후 국회에서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도입 10년 문제 실태와 개선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콘티넨탈지회, AVO카본코리아지회, 삼우기업지회, 효림산업분회 등 창구단일화 피해사업장 노동자들이 참석해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

   
▲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11월 17일 오후 국회에서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도입 10년 문제 실태와 개선 방향 토론회’를 열고 있다. 박향주

발제를 맡은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10년 동안 제도 시행 결과를 보면, 노조 무력화와 노조파괴를 염두에 두고 제도를 설계한 셈이다”라며 “산별교섭을 무력화하고 기업별 교섭 고착을 노린 교섭창구단일화는 폐기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영 노무사에 따르면 2011년 7월 1일 교섭창구단일화 시행 이후 10개월 만에 관련 사건 4백여 건이 노동위원회에 접수됐다. 제도 도입 10년이 되도록 안정되긴커녕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둘러싼 노사갈등과 노조탄압 사례는 늘어났다. 지난 2019년 노동위원회로 755개 사건이 새로 들어왔다.

박주영 노무사는 “교섭창구단일화라는 위헌적이고 불필요한 제도 탓에 노와 사는 단체교섭을 시작하기 전부터 상당한 진통을 겪는다”라며 “교섭대표권을 얻거나 잃은 뒤에도 공정대표의무 이행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된다”라고 설명했다.

“노조파괴용 어용노조 설립, 범죄단체 구성죄로 처벌”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대안은 무엇일까. 박주영 노무사는 초기업단위 교섭구조를 복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구조와 노동환경이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조합 조직형태에 따른 다양한 교섭구조를 보장해야 한다. 교섭구조에 따른 단체교섭 대상과 범위의 확대·유연화도 필요하다.

복수노조를 앞세운 부당노동행위도 규제해야 한다. 박주영 노무사는 노조파괴 목적의 어용노조 설립은 범죄단체 구성에 따르는 범죄로 보고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조남덕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콘티넨탈지회장지회장이 11월 17일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도입 10년 문제 실태와 개선 방향 토론회’에서 “교섭창구단일화 때문에 피해당하고 고통받은 노동자들 사례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노동부 관계자가 제도 안착을 얘기하니 기가 막힌다. 노동부가 안일한 인식과 태도를 보이니 사용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복수노조 앞세워 노조파괴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향주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민주노총이 교섭창구단일화 법 통과 당시와 시행 초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행 10년을 맞아 과연 고쳐쓰기가 가능한 제도인지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오성 교수는 “현행 개별교섭 동의방식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교섭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 노사관계 불안을 촉발했다”라며 “결국 노사관계를 자주·집단의 자치가 아닌 법원 판결 등 국가 공권력에 의존, 종속시키는 결과를 야기했다”라고 지적했다.

공정대표의무 한계도 언급했다. 공정대표의무는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에게 부과한 차별금지 제도다. 권오성 교수는 “공정대표의무는 창구단일화 제도의 합헌성 유지를 위한 장치로 설계했다. 하지만 교섭대표노조에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해 실효성이 없고 한계만 뚜렷하다”라고 분석했다.

노동부, “잘 되고 있는데 뭐가 문제?”


권오성 교수는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를 주문했다. 권 교수는 “애초 잘 만든 제도가 아니다”라며 “지난 10년 교섭창구단일화가 만든 해악이 너무 많다. ‘고쳐쓰기’가 아닌 폐기가 맞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쪽은 교섭창구단일화가 안착화됐다고 평가하며 민주노총의 폐기 주장에 이견을 보였다.

   
▲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11월 17일 오후 국회에서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도입 10년 문제 실태와 개선 방향 토론회’를 열고 있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애초 잘 만든 제도가 아니다. 지난 10년 교섭창구단일화가 만든 해악이 너무 많다. ‘고쳐쓰기’가 아닌 폐기가 맞다”라고 강조했다. 박향주

김수진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은 “교섭창구단일화는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단체교섭과 노사갈등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만든 제도”라며 “민주노총 주장과 달리 교섭창구단일화는 10년 시행 결과 현장에서 상당 부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본다”라고 긍정 평가했다.

김수진 과장은 “자율교섭이 단체교섭권과 노동기본권을 더 보장해준다고 볼 근거가 없다. 노사관계가 복잡한데 무작정 개별교섭이 이뤄지면 신규사업장이나 소수노조 교섭력은 오히려 약화할 것”이라며 “제도 폐기만이 방법이냐. 개별교섭하면 노사갈등이 해결되냐”라고 반문했다.

토론회를 참관한 조남덕 노조 콘티넨탈지회장은 “사측은 금속노조가 다수일 때 개별교섭을 하더니, 금속노조를 탄압해 기업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만든 다음 ‘이제 금속노조 만날 일도, 찾아올 일도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실제 금속노조는 소수노조가 된 다음 사측 거부로 노사교섭을 한 차례도 못 했다”라고 증언했다.

조남덕 지회장은 “교섭창구단일화 때문에 피해당하고 고통받은 노동자들 사례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노동부 관계자가 제도 안착을 얘기하니 기가 막힌다”라며 “노동부가 안일한 인식과 태도를 보이니 사용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복수노조 앞세워 노조파괴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남덕 지회장은 “제도 폐기를 위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투쟁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향주 편집국장, 사진=박향주, 편집=신동준 edit@ilabor.org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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