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인터넷 판에는 ‘훅(Hook)'이라는 사이트(hook.hani.co.kr)가 있다. 지면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런저런 글들이 올라오는데 촌철살인의 글들도 제법 많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는 유일하게 글이 아닌 만화가 하나 연재되고 있다. 영화로도 제작된바 있는 ‘이끼’라는 만화로 유명한 윤태호씨의 작품이다. &l
“부산 영도 바닷가, 한진중공업 내 85호 크레인에는 한국근현대사 노동자민중의 서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금꽃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애틋한 소망과 우렁찬 함성의 소리가 담겨있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져야 한다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 서려 있다.” 그 존엄을 지켜주고자 희망버스를 몰았던 송경동시인은 구속됐다. 시인은 85호 크레인에 홀
투쟁백서. 87년 노동자투쟁 이후 어지간한 노조라면 모두 한번쯤 발간한 역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간혹 승리의 기록이 담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잔인한 패배의 기록이 쓰여 있다.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많은 열사들의 투쟁기록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왜 그 많은 패배의 기록을 남기려고 하고 남겨야만 했을까. 그것은 교훈 때문이다. 패배를 거울삼아 다시는 패배하지
영화 셜록홈즈의 감독으로 유명한 폴 맥기건이 만든 영화 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만나야 할 사람은 그게 언제든 꼭 만난다고. 하지만 떠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런 ‘만남’의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라오스를 가로질러 1,500킬로를 흐르는 메콩강(江). 수묵화처럼 굽이치는 물줄기와 몽환적인
아무도 막을 수 없다 2007년, 최강의 다이내믹 액션!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식 그대로다. 명절을 겨냥한 다분히 속보이는 제목, 부수고 터트린다는 것을 강조하는 단어. 스토리에는 신경 끄고 러닝타임이 끝나도 7천원쯤은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란 원래 그런 거니까. 게다가 주인공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고,
금속노조 소속 대기업 하청업체 강 아무개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백만 원. 이 액수는 잔업수당과 상여금 등을 합쳐 평균한 금액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와 아내 세 식구가 전세 아파트에 산다. 강 아무개는 매일 담배 한 갑(2500원)을 피우며 일주일 동안 동료들과 술자리에 쓰는 돈은 4만 원 정도다. 유일한 취미라곤 한 달에 두 번 정도 당구를 치는
위대한 과학자와 혁명가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생각이 떠오르면 무엇이든 메모하는 습관이다. 아인슈타인이 그랬으며, 에디슨이 또 그랬다. 최초의 노동자권력 맹아를 보여주었던 레닌도 예외는 아니었다. 레닌의 혁명이론은 스탈린의 날조처럼 “어느 날 레닌의 위대한 머리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와는 반대로 레닌의 혁명이론은
신의주에도 봄기운이 만연한 1923년 5월, 한 사내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두만강을 넘었다. 삽십대 중반 나이의 사내 이름은 김재봉. 그에게는 이후 30년간 한반도를 뒤흔들 중요한 임무 한 가지가 주어졌다. 조선공산당의 창당과 당을 엄호할 노동자와 농민들의 전국조직건설이 그의 임무였다. 일제 사회주의운동사에서 김재봉이라는 이름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콜린 베번과 마크 보일. 이 두 사내는 서로 모르는 사이다. 특별한 공통점도 별로 없다. 베번은 컨설턴트였고 보일은 유기농분야에서 일했다. 한 사람은 전형적인 미국의 뉴요커이고, 다른 사람은 영국에 사는 아일랜드 사람이다. 하지만 두 사내는 통통배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과 같은 무모한 도전을 실행에 옮긴다.『노 임팩트 맨』(콜린 베번/북하우스)와 『돈 한
지난 미국 중간선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구호 두 가지가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세금인상 반대’와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건 빨갱이들’ 쯤 된다. 한국정치에서 이런 구호가 먹힌다는 것은 이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조차 이런 구호가 표심을 흔든다는 것은 놀랍다고 해야 할까,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지난 1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끔찍한 형상 앞에서 내 마음은 얼어붙었다. 그것은 석탄처럼 새까만 사냥개였다. 그러나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개였다. 쩍 벌린 입에서는 불길이 뿜어져 나왔고, 두 눈은 휘황한 빛으로 번쩍 거렸다." 스릴, 서스펜스, 반전. 추리소설의 3박자를 완벽하게 담아냈다는 셜록홈즈의 명작 ‘바스
점심을 먹고 공장 밖 한 구석에 있는 나무를 바라본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담배연기를 내 뿜는다. 문득, 실개천이 만나는 곳에 자리 잡았던 어린 시절의 시골집이 떠오른다. 골방에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먼 훗날 우리가 무엇이 될까 치기어린 대화를 나누던 동네 녀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때의 꿈들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서울 서대문 어느 술집골목에서 에피소드 한 토막. “우리보고 학습 좀 하라는데 위에 간부들은 책을 읽으려나.” “에이 우리보다 더 바쁜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겠어.” 금속노동자 한 명이 또다시 자신의 몸을 불사른 오늘, 책을 읽자고 말하는 것은 확실히 사치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노동자가 자본과의 싸움을 주도해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