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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제조노동자, 독성유해물질·장시간 노동·무권리에 신음

기사승인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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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얼리 업종 최초 노동·건강 실태조사…“산업안전보건법 규정 작업환경측정 등 준수 강제해야”

귀금속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유해물질에 노출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11월 6일 ‘서울지역 주얼리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실태 연구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귀금속 제조업 노동자 303명을 설문 조사하고, 노동자, 사업주 심층 면접 조사, 여섯 개 사업장에 대해 작업환경측정과 화학물질 위험성 평가를 시행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귀금속 업종 최초로 시행한 노동·건강실태 조사라서 눈길을 끈다.

설문 조사 결과 장시간 노동을 비롯한 열악한 노동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설문 조사를 시행한 기간은 해고가 많은 7월∼8월 극비수기였지만, 응답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1일 평균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9시간, 주 45시간이었다. 70.6%가 연장근로수당이 없고, 55.1%가 퇴직금이 없다고 답했다. 경력 1년 미만 노동자의 40%, 20년 이상 30년 미만 노동자의 36.5%가 사업주의 요구로 회사를 그만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노동권익센터가 11월 6일 ‘서울지역 주얼리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실태 연구발표 토론회’를 열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제공

근로계약서 작성은 41.6%, 교부는 35.3%로 비율이 낮았다. 4대 보험 가입률은 노동자와 사업주가 공동부담하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이 각각 75.1%와 90.1%로 비교적 높았으나, 사업주가 좀 더 부담하는 고용보험은 34.7%, 사업주가 부담하는 산재보험은 29%만 가입해 가입률이 현저히 낮았다.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귀금속 제조업 현장에서 과산화수소, 사이안화 나트륨, 수산화나트륨, 에탄올아민 등 다양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또한, 분진, 소음, 고온이라는 삼중의 열악한 환경이다. 노동자들은 만성 호흡기 질환, 난청, 반복 작업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세밀한 작업과 밝은 조명으로 안과 질환 가능성이 큰 현실이다.

최영철 서울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은 6일 토론회에서 “유해물질을 실제로 다루는 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교육이나 화학물질 안전보건자료(MSDS)가 노동자에게 유용하지 않았다”라며, 노동자에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돼있어 노동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4대 보험 미가입, ‘그림자 노동’ 양산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작업환경측정이나 특수건강검진 등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점도 큰 문제다. 주얼리 제조 공장 대부분 측정 대상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법이 정한 주기에 따라 작업환경측정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응답자의 81.2%가 작업환경측정제도를 모르고 있었고, 최근 1년 동안 작업환경측정을 시행했다고 한 응답자는 5.6%, 결과를 알고 있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특수건강검진에 제도에 관한 결과도 비슷했다.

노동자들은 주얼리 제조업 사업장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 1위로 낮은 공임, 2위 연차휴가 없음, 3위 장시간 노동을 주요하게 지적했다. 또한, 안전과 건강을 위해 ‘작업장 환경개선 지원’,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서울노동권익센터가 11월 6일 ‘서울지역 주얼리 제조업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실태 연구발표 토론회’를 열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제공

김재민 서울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은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얼리 제조업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사업장 근골격계 질환 예방 프로그램 도입, 사업장 유해요인 관리체계 마련, 유해 화학물질 정보 접근성 강화를 위한 서울시의 지원, 작업환경 개선과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검진 시행 지원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노동자-사업주-서울시 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운영을 제안했다.

서울시 산업안전팀 김삼임 팀장은 지자체 중 최초로 서울시가 산업안전팀을 개설했다고 소개하며, “사업주와 노동자들이 함께 개선책을 만들 수 있도록 서울시가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주얼리 노동자 권리 찾기사업단’을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금속노조 서울지부 정찬희 부지부장은 “주얼리산업 전반에서 근로기준법 준수 의식 자체가 높지 않고, 4대 보험 미가입으로 거대한 ‘그림자 노동’을 양산하고 있다”라며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정찬희 부지부장은 금속노조가 사업주 대표와 합의한 ‘절삭유 대체 협약’을 소개하며 노사 합의를 통한 대체물질 사용 노력과 이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제안했다. 정 부지부장은 “현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으로 ‘노동자대표 또는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작업환경측정 시행’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 시행’ 등을 제시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주얼리분회 김정봉 분회장은 “주얼리 업계에서 처음으로 이런 토론회를 열다 보니 정말 많은 문제를 지적했고 개선대책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주얼리 노동자 권리 찾기사업단과 함께 주얼리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노동실태를 개선하는 활동을 보다 전면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수진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편집=신동준 edit@ilabor.org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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