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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2천4백 명 산재사망, 노동자 시민 힘으로 끝장”

기사승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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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 출범… “법 제도 제·개정, 정권 규탄 투쟁 전개”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위험의 외주화 금지 이행하라.”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문재인 정권의 생명안전제도 개악 즉각 중단하라.”

청와대 앞에서 분노와 규탄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금속노조와 김용균 재단(준) 등이 10월 7일 11시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재인 정권의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 개악 박살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약칭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문재인 정부에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등 법 제도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개선을 위해 전국에서 투쟁을 펼치겠다”라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한 해 현장에서 사고로 숨지는 노동자가 2천4백여 명에 이른다”라며 “1975년 현대중공업에서 창사 이후 매해 열 명 이상의 노동자가 중대 재해 등으로 사망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근태 지부장은 “이윤만 챙기는 자본과 생명안전제도를 후퇴시키는 정부 탓에 산재 사망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 금속노조와 김용균 재단(준) 등이 10월 0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재인 정권의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 개악 박살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연철

박근태 지부장은 “특히 하청 비율이 늘고 원청이 책임을 외면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사고 위험이 몰리고 있다”라며 “기업이 법 제도가 규정한 기본 의무만 지켰어도 이렇게 많은 이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근태 지부장은 “오늘 대책위 출범을 시작으로 한국사회에 노동자들의 참혹한 죽음을 알리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겠다”라고 선포했다.

9월 20일과 26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서 중대재해로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9월 27일 서산 한화토탈 추락사고, 다음날인 28일 부산 오페라하우스 크레인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죽었다. 금속노조는 연이어 발생한 하청노동자 산재 사망사고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대책위 출범과 제도개선 투쟁을 전개하자고 정당, 노동인권단체 등에 제안했다. 26개 단위가 대책위에 참가하고 있다.

대책위는 “정부가 노동자 안전대책에 관한 실효성 있는 제도들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2017년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와 2018년 김용균 노동자 사고 당시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는 “하청노동자 죽음의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와 다단계 하도급”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정부는 아직 관련 법 제도 제정과 개정을 위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노동삼권 박탈에 속도를 내면서 노동자 생명을 지키는 법 제도 마련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뒤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라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꾸준히 약속해 왔다. 대통령 후보자 시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해 산재사고에 기업 책임을 높이겠다”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대책위의 설명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노동자 생명안전제도’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10월 07일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재인 정권의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 개악 박살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윤만 챙기는 자본과 생명안전제도를 후퇴시키는 정부 탓에 산재 사망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라고 규탄하고 있다. 임연철

대표사례가 ‘작업중지 명령지침’ 개악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원인을 밝히고 사고 재발생을 막기 위해 전면 작업중지를 발동했다. 올해 5월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해당 재해가 일어난 공정이나 동일한 공정의 작업만 중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사용자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사용자단체장들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언급하며 관련 하위 법령 개정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내어 “적극 행정을 통해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인 송명주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례들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가 기업 보호에만 열 올리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명주 부위원장은 “일상이 되어버린 산재사망 문제를 정부가 해결하지 않으면 노동자 시민의 힘으로 막아내자”라며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번 투쟁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여 사업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10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다. 16일 같은 장소에서 ‘당신의 일터는 무사한가요’라는 이름으로 시민문화제를 열고, 2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 집중대회를 진행한다. 대책위는 29일 현장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 ‘노동자 생명안전제도 개선 촉구’ 서명운동 등을 이어나간다. 

박향주 편집국장, 사진=임연철, 편집=신동준 edit@ilabor.org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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