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3위인 SK가 노동자 임금을 떼어먹고, 발뺌하고 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SK엔카지회(지회장 구자균, 아래 지회)는 1월 9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K(주)엔카의 상습 임금 체불과 근로기준법 위반에 관해 특별근로감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와 SK엔카지회가 1월 9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SK(주)엔카 체불임금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동준

지회는 이날 ‘SK(주)엔카 체불임금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요청 기자회견’에서 “SK(주)엔카가 강제 조기 출근과 잔업을 시키고 이에 관한 시간외근무수당과 연차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지회는 “SK는 노동자가 ‘개인의 욕심’으로 일을 많이 했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다”라면서 “체불임금 소송을 진행하지 말라고 하는 등 위법행위를 덮으려 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박경선 노조 서울지부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체불임금을 지급하라고 했지만, SK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SK그룹 회장이자 SK엔카 대표이사인 최태원 씨를 직접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 만연한 무료노동을 근절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 박경선 금속노조 서울지부장이 1월 9일 ‘SK(주)엔카 체불임금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요청 기자회견’에서 SK최태원 대표이사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신동준

장문교 SK엔카지회 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은 SK엔카의 성장이 나의 성장이라고 생각하고, 가족과 보낼 소중한 시간까지 희생하며 휴일 없이 일했다. 회사는 우리의 순수한 애사심을 돈을 더 벌기 위한 욕심으로 매도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문교 부지회장은 “지회가 지적한 SK의 임금 체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최태원 대표이사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라고 경고했다.

지회에 따르면 SK엔카는 인센티브 제도를 미끼로 직원들을 아침 8시까지 강제로 출근하게 하고, 청소와 조회에 참석시켰다. 마감회의는 업무가 끝난 18시 30분 이후에 했다. SK는 조회와 마감회의 참석에 관해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기니 빠질 수도 없었다. 시간외 근무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 장문교 SK엔카지회 부지회장이 1월 9일 ‘SK(주)엔카 체불임금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요청 기자회견’에서 SK의 임금체불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신동준

조합원들은 중고차 매매업무 특성상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고, 휴가를 내더라도 고객 응대 등의 업무를 계속해야 했다. SK는 사용하지 못한 연차에 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SK는 열다섯 개의 연차 가운데 열두 개는 사용한 거로 간주하고 세 개의 연차에 관해 수당을 주는 편법을 썼다.

지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에 관한 진정서와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위반에 관한 특별근로감독 요청서를 제출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