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여는 전국노동자대회에 함께 합시다.”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지회 노동자들이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을 조직해 8월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을 돌며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에서 벌어지는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회단은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 배후에서 노조파괴를 기획, 실행한 현대자동차를 규탄하는 행동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모든 조합원이 하나돼 나서자고 촉구했다.

수도권지역순회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 부지회장은 8월25일 수도권지역순회단의 일정을 설명하며 “어제 강원도를 거쳐 오늘 07시30분 광화문 네거리 출근 선전전으로 서울일정을 시작했다”며 “50여명의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지회 노동자와 연대단위 동지들이 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서울 곳곳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순회단원들은 광화문 선전전을 벌인 후 마포, 교대, 목동, 용산 등 서울 곳곳으로 흩어져 현대차 판매점 앞에서 노조파괴 배후인 현대차의 책임 인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판매점 주변에 현수막을 걸었다.

▲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를 알리는 출퇴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광명=김경훈

 

▲ ‘한광호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를 알리는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다. 광명=김경훈

수도권 순회단은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13시 청계광장에 모여 경기 광명에 있는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으로 이동했다. 순회단은 15시 공장 정문에서 출퇴근하는 기아차지부 조합원들에게 ‘재벌기업 현대차의 금속노조 길들이기’라는 제목의 선전물을 나눠주며 부품사 지회를 지켜야 금속노조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차지부 조합원들은 순회단의 선전물을 읽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순회단은 기아차지부 선전전을 마무리하고 숨 돌릴 틈 없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넘어갔다.

국회가, 노조파괴 진상규명 나서야

수도권순회단은 16시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50여명과 합류해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유성기업-갑을오토텍 노조 파괴 책동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주관한 이날 기자회견에 노동당, 민중연합당, 정의당의 대표자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갑을오토텍에 공권력 투입은 필요없다,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한 노조파괴행위 진상규명이 사태 해결의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형석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이땅 자본이 노동을 억압한지 오래다. 자본가들은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이길 포기했다”며 “대한민국 사회를 인간이 사는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정치세력들이 역사적 책임을 인식하고 올바른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광호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성기업-갑을오토텍 노조 파괴 책동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경훈

 

▲ 이재헌 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장과 ‘한광호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갑을 자본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훈

 

▲ ‘한광호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훈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공작은 노동조합 조직률 9%대인 나라에서 그나마 있는 노조도 용납하지 못 한다는 공격”이라며 “갑을과 유성기업의 행태는 헌법 부정행위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수수방관하는 이 사안을 국정조사와 청문회로 제대로 밝혀야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순회단과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은 버스로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으로 향했다. 경총은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의 파업과 공장점거로 협력사 줄도산과 지역경제가 흔들린다고 주장하며 공권력을 행사해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들을 공장 밖으로 끌어내야한다고 요구했다.

농성보다 불법 대체 생산이 더 큰 범죄

순회단과 노조는 이날 ‘범죄집단 갑을자본 비호, 공권력투입 조장 경총규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어 경총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합원들은 갑을오토텍이 불법 대체생산을 벌이고 있는데 경총이 협력사가 무너지고 지역경제가 흔들린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우찬 노조 부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노조활동 29년 중 노조파괴로 구속된 놈은 처음봤다. 박효상이 얼마나 불법을 저질렀기에 법원이 그런 결정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경총이 명백한 불법을 저지른 경영주를 옹호하고 공권력을 움직여 갑을오토텍지회 파괴를 노리고 있다. 금속노조는 전조직 투쟁으로 갑을오토텍지회를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헌 갑을오토텍지회장은 “경총이 기업을 대표해 노사문제를 담당하는 전국조직이라고 한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경총은 분명한 범죄집단이다”며 “유시영과 갑을자본의 범죄를 뻔히 알면서 공권력을 자본의 사병으로 생각하고 개별 사업장에 투입하라고 요구하는 경총의 행태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재헌 지회장은 “구속수감 될 유시영 처벌 투쟁과 이미 구속된 박효상, 현재 노조파괴 전면에 나선 박당희 등의 범죄 책임을 물어 노조파괴의 사슬을 여기서 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회단과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들은 빗속에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단결투쟁가를 부르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조합원들은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에도 불만은커녕 웃으면서 자리를 지켰다. 순회단은 바쁜 일정 때문에 도시락과 김밥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 ‘한광호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전국순회단’ 수도권 순회단이 8월25일 서울 용산구 갑을상사그룹 본사 앞에서 노조파괴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훈

 

▲ 도성대 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 부지회장이 8월25일 8월25일 서울 용산구 갑을상사그룹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를 규탄하고 있다. 김경훈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 부지회장은 “오늘 저녁은 도시락으로 때우고 내일 아침은 김밥으로 대신한다.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밥이라도 잘 먹이고 싶지만 시간과 여건 문제로 식사를 시원찮게 제공해서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암적인 자본가 도려내는 투쟁하자

수도권 순회단은 8월25일 일정 마지막 순서로 갑을상사그룹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함께 문화제를 열었다.

도성대 부지회장은 “노동자 임금은 아깝게 여기며, 사람 목숨 조이는 올가미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자들이 노조를 암적인 존재라고 부르고 있다”며 “노동자는 유시영, 박효상, 박당희 같은 범범 자본가들을 암적 존재로 규정하고 사회에서 도려내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 분쇄 수도권 순회단’은 21시30분 모든 일정을 마치고 경기 수원으로 이동했다. 순회단은 이날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9월3일 양재동 현대차 앞 전국노동자대회에 함께하자고 인사하며 자리를 떳다. 수도권순회단은 8월26일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선전전과 실천활동을 벌이고 수원역 앞 결의대회에서 해단식을 한다.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노조파괴분쇄 전국순회단’은 호남지역, 영남지역, 수도권을 담당하는 세 개조로 나눠 현대차 울산공장과 전주공장 등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각 지역 거점에서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를 고발하는 실천행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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