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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2) - 정연만
2005년 12월 09일 () 14:04:00 webmaster@mjmedi.com
“제조업소의 수입한약재검사 면제를 폐지하고, 의약품시험연구소의 검사기관 지정 취소해야”


■ 수입한약재 관리가 부실하다

한약재는 제조업소 또는 도소매 업소를 거치면 규격품 한약재로 승인되어 유통된다. 규격품 한약재는 의약품으로 유통되지만 제조업소나 도소매업소를 거치지 않은 한약재는 식품의 형태로 또는 규격품이 아닌 것으로 유통된다. 한약재는 크게 수입한약재와 국산한약재로 나눌 수 있다. 안전한 한약재가 수입되어 유통되어야 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수입업자가 수입한 한약재는 통관전에 관능검사와 통관 후에 정밀검사 및 위해물질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약재 지정검사 기관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시험연구소와 식품위생검사기관(시,도 보건환경연구원 포함), 기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정하는 기관이다. 통관 후에야 정밀검사와 위해물질 검사를 받기 때문에 검사 자체도 유명무실해 질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이런 검사조차도 받지 않는 예외가 있다는 것이다.

■ 품질검사 면제받는 제조업소

한약재 중 69개 품목(필수치법제 품목, 위변조 우려 품목, 중독우려품목, 기원 및 형태 우려 품목,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품목)은 제조업소를 통해서만 도소매업소, 한방병의원으로 유통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항을 확대 해석하여 이 69개 품목을 제조업소에서 수입할 때는 관능검사나 정밀검사 또는 위해물질 검사 없이 바로 수입할 수 있다. 그리고 제조업소에서의 자체 검사만으로 유통된다.

이런 예외는 관행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엄연히 법규에 명시되어 있는 합법적인 것이다. ‘수입의약품 등 관리규정’ 에서 ‘제5조(국가검정의약품 외의 의약품등) 의 ②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의약품 등의 경우에는 검정 또는 검사를 면제한다.’ 라고 한 다음 ‘5. 의약품제조업소(한약재 제조업소를 포함한다)에서 당해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수입하는 한약재(단, 녹용·생녹용·녹용절편·우황 및 침향은 제외한다)’ 라고 규정하였다. 검정 또는 검사를 면제하는 경우에 의약품 제조업소의 필수 제조품목을 교묘하게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 69개 품목의 수입한약재 더 불안

결국 수입된 69개 품목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제조업소와 수입업소를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자체 검사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도 아주 소수이다. 이런 상태에서 최소한의 검사 없이도 수입할 수 있다면 안전하지 않은 한약재를 수입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제조업소에서 제조한 한약재라고 하여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한 형편이다. 당연히 제조업소에서 수입하는 한약재도 품질 검사를 받도록 법규가 개정되어야 한다.

■ 품질검사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의약품수출입협회

수입한약재에 대한 관능검사는 의약품수출입협회 산하 ‘의약품 시험연구소’ 가 거의 독점, 위탁하고 있다. 또한 정밀검사와 위해물질검사도 8개 기관이 모두 할 수 있으나 대부분 ‘의약품시험연구소’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의약품시험연구소는 바로 한약재를 수입하는 수입업소들의 협회인 의약품수출협회 산하 기관이다.

8개 기관이나 있지만 관행적으로 의약품시험연구소가 독점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즉, 수입업소들은 다른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고 까다롭지 않으며 문제가 있더라도 회피할 수 있는 ‘의약품시험연구소’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또 수입업소들끼리도 검사 기관을 갖고 있음으로써 서로 카르텔을 형성하여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의약품수출입협회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 품질검사 수입한약재도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카르텔을 형성한 댓가로 결국 안전하지 못한 한약재가 유통된다는 것이다. 의약품시험연구소의 검사 수행능력이 비록 충분하다고 해도 자체 검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안전하다고 해도 결과를 믿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수입한약재를 검사한다고 해도 검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충분한 현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한약재 품질 검사는 서류를 통과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 증거로 지금까지 검사상 불합격되어 회수, 조치된 한약재가 한 건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언론에서 한약재가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면 수입한약재 검사에서 불합격된 한약재가 아주 많아야 한다. 그러나 통관 후 이미 유통된 한약재를 회수한 경우는 없었다. 수입한약재의 검사 규정은 이런 현실에서는 있으나마나한 것이다.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수입 한약재라면 당연히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

■ 수입 한약재 검사, 예외 없어야

제조업소에는 자체 검사 시설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전성이 의심되는 한약재가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69개 품목의 예외를 인정하는 ‘수입의약품 등 관리규정’ 제5조 제2항 제5호를 삭제해야 한다. 모든 한약재는 수입할 때 검사를 받아야 하며 예외란 있을 수 없다. 지금처럼 검사 없이 한약재가 유통된다면 국민들이 한약을 불신할 것은 뻔한 일이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정책을 되풀이할 것인가? 문제가 있다면 빨리 해결해야 한다.

■ 검사의 객관성·공정성 확보돼야

그리고 ‘의약품시험연구소’는 검사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수입의약품관리규정 [별표1] 나. 검사기관의 지정요건 중 (2) 검사인력에 관한 사항에서 “…다만, 한약재수출입업 및 한약재제조업에 종사하는 자는 제외한다.” 라고 하는 데 의약품시험연구소는 의약품수출입협회 산하에 있으므로 규정에 의한 ‘한약재수출입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행 규정만으로도 검사기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구태여 이런 조항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의약품시험연구소는 검사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신 나머지 7개 기관에서 통관 장소 근처에 출장소를 두어 바로 검사하도록 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청 산하에 ‘한약재검사실’을 두어 검사해야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해왔던 시설과 인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계속>

정연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정책국
서울 성북구 현대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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