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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생리학강좌] 六腑의 출입과 방어작용(4·끝)
2005년 12월 02일 () 14:05:00 webmaster@mjmedi.com
   
 
김순열
청풍학회 회장, 경기 수원 CNC한의원


한의학의 변증론치는 인체를 이해하는 대단히 유용한 도구이다. 오장의 승강과 육부의 출입을 이해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스템으로서의 인체를 이해하는 훌륭한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한의학의 강점이 내과질환의 치료에 있지만 근세를 거치면서 해부학과 생리학의 발전이 단절되면서 너무 관념적인 논치에만 매달린 결과 ‘눈에 보이는 무엇’을 제시하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의학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 ‘양방생리’와 ‘진화생리’를 도입함으로써 한의학의 진일보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우선 ‘육부의 출입과 방어작용’에 대해 한양방을 아우르는 설명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필자 주>


■ 전도지부 ■

大腸은 ‘傳導之府’, ‘大腸主津’의 기관으로 소화를 마친 음식물의 최종 통로이다. 소장을 통과한 음식물은 죽상으로 약 1.5~2.0리터의 양이 우측 상행결장으로 들어온다.
대장의 오른쪽절반은 흡수를 담당하고 왼쪽절반은 저장을 담당한다. 수분의 흡수를 마친 분변은 약 150cc 정도만의 양을 남기고 체외로 배설된다.
사실 대장으로 넘어온 음식물이 소화가 모두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음식물 내에 남아있는 소화효소들에 의해 마지막까지 소화과정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대장내의 미생물에 의한 발효도 이루어진다. 비타민 K와 같은 영양소는 거의 미생물에 의해서 합성되고 흡수된다고 한다.
대장 내에는 약 100여종, 1조개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유익균과 유해균이다. 보통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이 최우세종을 형성하고 있으며, 유산균들은 젖산을 분비하여 대장 내를 산성환경으로 유지시킨다.
이때 생성된 젖산은 잡균의 증식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생체 에너지의 약 10%를 담당한다고 한다.
또한 유산균은 대장점막에 견고하게 부착되어 잡균이나 통과균이 체내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어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대장점막은 자체적으로 점액을 분비하고, 이와 더불어 다량의 IgA항체도 함께 분비하여 대장내의 화학적 물리적 공격인자에 대한 방어를 한다.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대장은 위장관내에서 수분을 마지막으로 조절하는 곳이다. 2리터 정도의 수분을 흡수하거나 배출함으로서 체내 수분의 평형을 유지한다.
콩팥에서 수분의 재흡수를 촉진하는 알도스테론의 작용에 대장점막이 함께 반응하는 것이다. ‘폐-대장 상통’의 의미와 ‘대장주진’의 의미를 함께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폐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가 분비되어 수분대사에 관여한다.)
이렇듯 대장에 발생하는 질환은 종양을 제외하고는 대개 수분대사와 관련이 있다. 설사는 대장이 수분을 흡수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그 원인이 염증인지 궤양인지 칠정에 의한 것인지의 구별과 한열의 구별만 하면 된다. 급성으로 오는 설사의 경우는 음식상에 의한 급체나 세균성 감염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증상이 급격하고 진행이 빠르다. 쉽게 낫기도 하고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한다.

만성설사인 경우는 대개 열증보다는 한증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설령 복통과 출혈이 있다고 하더라도 복강의 혈류순환을 먼저 생각하고 ‘양화기’를 먼저 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성설사에서 대개 빠뜨리기 쉬운 것이 문맥순환이다. 문맥의 순환통로가 막히게 되면 복강내의 혈액이 저류하게 되고 소화관전체의 영양공급이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심장에서 가장 먼 곳인 대장의 혈류에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하고 치질과 같은 혈관의 부종도 초래하며 설사와 같은 흡수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변비는 대개 수분의 과다흡수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수분이 모자라는가 하는 것이다. 심폐의 경우가 가장 많은 듯하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열증의 경우는 대황이나 망초와 같이 점막의 투과성을 조절하는 약제들이 쓰인다. 한증의 경우에는 파두와 같은 열성하제의 사용도 고려해 볼 만하다.

대장의 질환 중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염증성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대별된다. 사실 두질환 모두 특정한 감별요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증상의 형태와 부위, 조직학적 일부소견에 의해서 구별한다.

크론병은 궤양이 소장과 대장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고 아프타성궤양의 형태를 띠고 근육층까지 파고든다. 또한 궤양의 형태가 일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장결핵과 구별이 안될 때도 있다. 주증상은 복통이다. 체중감소와 함께 설사와 출혈, 치루를 동반하기도 한다.

궤양성대장염은 크론병과 달리 미만성궤양을 특징으로 한다. 주로 대장에만 분포하고 직장과 회맹부에 다발하고 대장전체에 병소를 가지는 경우도 흔하다. 혈변과 설사가 주요 증상이고 복통도 동반한다.
양방에서는 소염제와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로 치료한다. 염증과 복통 출혈의 증상으로 미루어 보아 청열의 법을 사용해야 할 것 같으나 잘 되지 않는다. 炎症과 血熱妄行이라는 단어에 눈이 흐려진 탓이다.
물론 가장 강력한 청열지제인 스테로이드제제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리도 청열의 법을 쓰면 되지 않나 싶지만 염증성장질환을 일으키기 위해 준비해온 많은 시간을 유추해보면 답은 자명해진다.
‘補脾溫腎’의 치법과 문맥순환을 열어주는 치법을 병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적절한 지혈요법과 현재 환자가 복용중인 양약의 양을 방제구성에 고려하는 것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이상으로 육부의 출입과 방어작용에 대한 연재를 마칩니다.
필자 생각의 많은 부분은 김용수 선생님의 ‘분석의학을 통한 한의학의 이해’, 김형태 선생님의 ‘진화생물학’, 이학로 선생님의 ‘순환구조론’에서 차용된 것임을 밝힙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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