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에서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리점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점주가 금속노조 비조합원 카마스터(비정규직 판매노동자)만 고용 승계를 약속해 노조파괴용 기획폐업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 협력업체를 비롯하여 우리와 함께 하는 다양한 이웃과 사회,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부산양산지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0년 12월 31일 현대차 수비대리점을 폐업했다. 점주는 소속 노동자들에게 대리점이 위치한 지역이 재개발된다며 운영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현대차는 통상 다른 곳에 대리점을 다시 여는데, 해당 점주는 이전을 포기했다.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자동차판매연대 부산양산지회가 1월 5일 오후 현대자동차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판매노동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합원들은 한목소리로 현대차 원청의 금속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확실한 고용 승계 이행을 촉구했다. 지회 제공

 

현대차는 대리점이 폐업하면 지역 영업권을 유지하기 위해 새 대리점을 연다. 특히 폐업한 대리점의 판매노동자들을 새 대리점이 그대로 고용했다. 개업이 어렵거나 새 대리점이 기존 판매노동자를 모두 받지 못하면 인근 대리점으로 분산해 고용을 승계했다.

현재 현대차는 새로운 대리점주를 내세워 개업 준비 중이다. 문제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폐업 점주는 금속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카마스터들에게 인근 대리점에서 계속 일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조 부산양산지부와 자동차판매연대 부산양산지회는 1월 5일 오후 현대자동차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판매노동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한목소리로 현대차 원청의 금속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확실한 고용 승계 이행을 촉구했다.

현대차 구시대 노조파괴 답습

문철상 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대회사에서 “자동차 비정규직 판매노동자들이 2015년 노동조합을 만들자 현대·기아차 사측은 대리점 폐업 등으로 1백 명이 넘는 조합원들을 내쫓았다”라고 규탄했다.

문철상 지부장은 “2019년 대법원이 카마스터를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한 이후, 자동차판매연대지회가 대리점별로 단체교섭을 하고 있지만 폐업을 통한 노조탄압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자동차판매연대 부양지회는 1월 5일 현대차 사측에 ▲수비대리점 판매노동자 고용 승계 ▲노조탄압 위장폐업 중단 ▲금속노조 인정 ▲자동차 비정규직 판매노동자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지회는 결의대회 직후 현대차 부산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회 제공

문철상 지부장은 “현대차 자본은 노조파괴를 위해 지난해 9월 부산 기아차 광안대리점도 위장폐업했다”라며 “현대차는 노동조합 가입했다고 생존권을 함부로 빼앗는 구시대 노조탄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진 노조 자동차판매연대 부양지회장은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은 기본급과 4대 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지만, 일자리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라면서 “대리점을 폐업해도 인근 대리점 등으로 당연히 고용이 승계됐다”라고 설명했다.

최현진 지회장은 “현대차 자본이 대리점 제도를 20년 넘게 시행하며 지켜온 고용 유지 관례를 유독 금속노조 조합원만 적용하지 않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최현진 지회장은 “현대차는 대리점 문을 잘 닫지 않는다.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가 세워지자 급작스러운 폐업과 고용 승계 거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현진 지회장은 “지점과 대리점을 관리하는 현대차의 기획과 지시 없이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현대차 원청이 수비대리점 문제를 책임지고 고용 승계 등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노조 부산양산지부와 자동차판매연대 부양지회는 이날 현대차 사측에 ▲수비대리점 판매노동자 고용 승계 ▲노조탄압 위장폐업 중단 ▲금속노조 인정 ▲자동차 비정규직 판매노동자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지회는 결의대회 직후 현대차 부산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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