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세 명이 숨졌다. 포스코의 잇단 중대재해에 금속노조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 구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월 24일 오후 4시쯤 포스코 광양제철소 1고로 부근에서 폭발·화재가 일어났다. 포스코 정규직 노동자 한 명과 하청노동자 두 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11월 25일 정오 포스코 광양제철소 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포스코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30일 크레인 버킷 협착, 2019년 6월 1일 수소가스 폭발사고, 올해 7월 13일 추락 사고 등으로 노동자들이 죽었다. 7월 크레인 작업노동자 심정지 사망, 8월 아르헨티나 해외공장 파견노동자 심정지 사망사고도 있었다.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지회가 11월 2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본부 앞에서 1고로 폭발 사망 사고 원인 규명, 포스코 책임자 처벌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부 제공

양기창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한마디로 참담하다. 포스코 노동자 죽음의 행렬이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지 이젠 두렵기까지 하다”라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구속해야 마땅하다. 살인기업, 위험기업 포스코를 절대 그냥 두면 안 된다”라고 분노했다.

양기창 부위원장은 “법이 허술하다 보니 줄 잇는 중대재해에도 포스코 사측은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하청노동자가 죽으면 원청이라고 처벌하지 않았다”라며 “금속노조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쟁취를 내걸고 투쟁하고 있다. 모든 노동현장의 안전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기업 반드시 처벌하는 법 쟁취하자”

김찬목 노조 포스코지회장은 “글로벌 포스코를 외치는 거대기업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실이 과연 글로벌 기준에 맞느냐”라며 “금속노조가 안전대책 마련과 노후설비 개선 등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사측은 모르쇠와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김찬목 지회장은 사측의 늦장 대응 문제도 지적했다. 강한 폭발음이 당일 오후 4시께 들렸는데, 포스코 사내 소방대는 사고 발생 20분이 지나고서야 화재를 진압했다. 광양소방서는 오후 4시 45분 폭발사고 발생 신고가 아닌 119 구조를 요청받았다고 한다. 김찬목 지회장은 “사측은 사고 초기대응 부실 문제를 자세히 밝히고,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금속노조가 11월 25일 1고로 폭발 사망 중대재해 관련 요구안을 전달하려 하자, 포스코가 현관문을 잠그고 경비대를 동원해 막고 있다. 지부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의 만성적인 감독 소홀 문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노동부 여수지청은 올해 7월에 일어난 광양제철소 추락 사망사고 원인조차 아직 밝히지 못하고 있다.

권오산 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노동부가 안전대책을 내놓기는커녕 포스코 사측 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7월 사고 당시 현장 조사에 금속노조 참여를 요청했으나, 노동부는 말 그대로 복지부동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스코에 ▲대표이사 공개 사과 ▲유가족 배상·보상 ▲근본 안전대책 마련 ▲사고원인 현장조사 노조 참여 등 노사합동 대응체계 구축 ▲위험의 외주화 중단 ▲산재 은폐·직업성 질병 전수조사 ▲노후설비 개선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정부에 포스코 대표이사 구속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노동부에 ▲노조 참여 포스코 전체 특별근로감독 시행 ▲안전시스템·안전보건 진단 ▲전체 작업중지·전수검사 ▲노조 추천 전문가 작업중지해제심사위원회 참여 ▲철저한 원인규명 ▲사망사고 목격자 중대재해 트라우마 심리치료 권고 등을 요구했다. 

포스코는 금속노조가 요구안을 전달하려 하자, 본부 건물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경비대를 동원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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