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1월 12일 마스크를 쓰고 작업한 직후 새까만 분진을 뒤집어쓴 비정규직 노동자 사진 한 장이 SNS와 언론을 타고 퍼지면서 노동자는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하청업체인 마스터시스템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던 3M의 방진 마스크 대신 안전규격에 맞지 않는 마스크를 지급했다.

이 노동자들은 전주공장 안에서도 가장 환경이 열악한 집진 설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현장은 일 년 내내 쇳가루와 유릿가루가 날려 잠깐이라도 방진 마스크 없이 일할 수 없는 곳이다.

▲ 금속노조 전북지부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가 11월 13일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조합원과 간부들도 참가했다. 전북지부 제공
▲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1월 12일 마스크를 쓰고 작업한 직후 새까만 분진을 뒤집어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사진 한 장이 SNS와 언론을 타고 퍼지면서 노동자는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회 제공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규격의 안전한 방진 마스크 지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했다. 마스터시스템즈 노동자들은 “이러다 죽겠다 싶어” 지난 11월 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노동자들도 함께 분노하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원청인 현대차와 하청업체 모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전북지부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는 11월 13일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조합원과 간부들도 참가했다.

신승훈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정의선 회장에게 묻겠다. 당신도 사람이지 않은가. 사람이 지금 현대차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신승훈 지회장은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공장에서 하찮은 자동차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일갈했다.

▲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11월 13일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진마스크와 방진복을 입고 공장문을 나서고 있다. 전북지부 제공

차덕현 노조 전북지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원청인 현대차의 책임을 촉구했다. 차덕현 지부장은 “어제 본 비정규직 노동자 사진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업환경을 봤다”라며 “매년 100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공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라고 규탄했다.

차덕현 지부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라는 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마스크 한 장 없이 일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가 본격 투쟁에 나서기 전에 열악한 작업환경부터 개선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 전주공장 하청업체인 마스터시스템즈는 현대차로부터 노동자 1인당 560만 원을 받아 노동자에게 200만 원만 준다. 별도의 수당 없이 기본급 200만 원이 월급 전부다. 마스터시스템즈 노동자들은 전주공장에 상주하며 일하지만, 통근버스를 타지 못 한다. 원청 현대차가 출입증도 주지 않아 매일 정문에서 방문증을 받아야 출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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