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두산인프라코어 네 개 연합노조가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졸속·일방 매각에 맞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 노조들은 두산그룹 박정원·박지원 일가가 부실경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사태를 초래하고 책임은커녕 노동자 참여를 배제한 채 졸속·분리·일방 매각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두산인프라코어지회(군산분회 포함)와 기업노조인 두산인프라코어전사노동조합, 두산인프라코어노동조합(안산), 두산인프라코어군산노동조합은 연합노조 형태로 임단투와 졸속 매각 반대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연합노조(금속노조 인천지부 두산인프라코어지회, 전사노조, 안산노조, 군산노조)가 8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두산그룹 앞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변백선
▲ 진기석 금속노조 인천지부 두산인프라코어지회 지회장(위)과 윤준모 전사노조 위원장이 8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두산그룹 앞에서 연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에서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금속노조와 네 개 연합노조는 8월 20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노조는 두산그룹 박씨 일가는 경영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이 사업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노조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불가피하다면 매각 과정에 노조 참여와 모든 노동자의 고용, 노동조합, 단체협약 승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박정원 회장은 언론에 채권단에게 자금을 상환하고 그룹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하면서 두산그룹을 받쳐온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모트롤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른 계열사를 위한 매각으로 생존을 위협받을 노동자가 과연 매각에 동의하겠나”라고 꼬집었다.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8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두산그룹 앞에서 연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에서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두산그룹을 규탄하고 있다. 변백선

김호규 위원장은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자본에 방위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모트롤을 매각한다면 심각한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금속노조는 매각 대상이 된 두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다 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두산, 경영실패 위기마다 해고, 계열사 매각

두대선 노조 인천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두산 자본의 졸속 매각에 맞서 금속노조와 기업노조의 공동투쟁만이 총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대선 지부장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천에서 손꼽을만한 기업이다. 많은 노동자의 일자리와 지역경제가 인프라코어와 연결돼 있다. 이런 기업을 투기자본에 매각하면 절대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기석 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박씨 일가의 부실 경영을 비판했다. 진기석 지회장은 “두산이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 때 건설기계, 엔진, 산업 차량, 공작기계, 방위산업 등 다섯 개 사업부가 있었지만, 엔진과 건설기계만 남았다. 2007년에 5조 원에 달하는 미국 밥캣을 빚까지 내 인수하고 사업부 세 개를 팔아치웠다”라고 지적했다.

진기석 지회장은 “두산그룹은 부실 경영으로 위기를 맞을 때마다 임금동결과 강제퇴직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번 위기에도 노동자 생존권은 안중에 없이 계열사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 두산인프라코어 연합노조 노동자들이 8월 20일 오전 코로나 19 확산 예방 안전거리 간격을 유지하며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변백선
▲ 두산인프라코어 연합노조 노동자들이 8월 20일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 생존권 사수와 부실 경영 책임자 두산그룹 박씨 일가 규탄 기자회견’에서 ‘부실경영’, ‘졸속매각’, ‘일방매각’, ‘분리매각’을 상징하는 대형 팻말을 부수고 있다. 변백선

유준모 두산인프라코어전사노조 위원장은 “두산그룹 박씨 일가의 경영실패로 두산중공업이 위기에 처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업계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일방 매각하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유준모 위원장은 “투기자본이 건강한 기업을 매입해 기술을 탈취하고, 노동자를 사지로 내몬 사례를 무수히 봐왔다”라며 금속노조와 인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현대건설기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지만, 현재 유동성을 확보한다며 지역 거점 매장을 폐점을 전제로 매각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시가 총액 8,0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1조 9천억 원에 인수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빚을 내 미국 밥캣을 5조 원에 인수하면서 방위산업사업부와 산업 차량 사업부, 공작기계사업부를 분리 매각해 2조 800억 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두산 자본은 계속해서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동결과 강제 퇴직을 밀어붙였다. 2015년에 희망퇴직 명목으로 2,0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두산 그룹 박씨 일가는 해마다 배당금과 급여로 수백억 원을 챙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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