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다시 버스의 시동을 걸었다.

투쟁단은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광주로 향했다. 노조는 7월 14~17일에 이어 20일부터 23일까지 2주에 걸쳐 전국 순회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 순회투쟁단은 광주 일정을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와 함께 시작했다. 7월 20일 15시 호원 하남공장(본사) 정문 앞에서 ‘성추행과 폭행 사과·노조탄압분쇄, 노조할 권리 보장·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호원지회 결의대회’를 열었다.

양기창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이곳 호원과 포스코 등 전국 곳곳에서 사용자들이 금속노조를 죽이려고 한국노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라며 “오죽하면 사용자가 한국노총 조직화에 일조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냐”라며 분노했다.

양기창 부위원장은 “사측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기업노조를 만들었다는 여러 증거가 있는데, 광주 광산구청은 호원노조 신고필증을 내줬다”라며 “금속노조가 호원 어용노조 설립허가 취소를 촉구하고 사측 부당노동행위를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지역노동청과 검찰·경찰 모두 뒷짐 지고 있을 뿐”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양기창 노조 부위원장은 “호원 사측이 하다 하다 지회장 징계까지 추진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사측과 기업노조의 든든한 뒷배 노릇을 그만두라. 부당노동행위 범죄를 하루빨리 밝혀내 엄하게 벌해야 한다. 특히 광주노동청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오후 광주 광산구 호원 하남공장(본사) 앞에서 ‘성추행과 폭행 사과·노조탄압분쇄, 노조할 권리 보장·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호원지회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광주=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오후 광주 광산구 호원 하남공장(본사) 앞에서 ‘성추행과 폭행 사과·노조탄압분쇄, 노조할 권리 보장·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호원지회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광주=변백선

노조 호원지회에 따르면 호원 노동자들이 지난 1월 5일 금속노조에 가입하자 사측은 이틀 뒤인 7일 기업노조를 띄웠다. 사측은 관리자를 동원해 금속노조 가입을 막고 탈퇴를 강요했다. 호원지회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반발했지만, 회사는 멈추지 않았다.

호원지회, “사측이 탄압해도 금속노조가 이긴다”

사측은 기업노조 활동을 지원하고 노동자들에게 가입을 종용했다. 기업노조의 노동조합 설명회 장소를 제공하고 근무시간을 보장해줬다. 노조 호원지회는 “한국노총 소속 호원노조는 설립 단계부터 회사가 추진했고 조합원 가입도 주도한 노조”라고 지적했다.

호원 사측은 현재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정년 후 촉탁직 채용을 제안하며 회유하고 있다. 정년을 1년 6개여 월 남겨둔 호원 노동자가 마이크를 잡아 큰 박수를 받았다.

이행성 호원지회 조합원은 “작업장 온도가 높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라며 “회사가 너무하다. 그래도 금속노조가 이긴다. 끝까지 같이 하겠다”라고 절절하게 외쳤다.

호원지회 결의대회를 마친 노조 순회투쟁단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으로 이동했다. 노조 광주전남지부가 이곳에서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사수, 반노동 편파행정 노동청 규탄,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준현 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경찰이 계속 사회적 거리 운운하며 경고 방송을 하고 있는데 화가 난다. 우리가 오죽했으면 이 시국에 모였겠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정준현 지부장은 “호원지회가 1월 금속노조 가입 이후 내내 사측 부당노동행위에 시달리고, 5월 22일 김재순 노동자가 중대재해 사망사고를 당했다. 어느 감독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라며 “특히 광주노동청 직무유기가 심각하다. 노동현장 문제에 노동부가 눈감고 뒷짐 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준현 지부장은 “코로나 19 위기를 앞세워 사용자들이 일방 휴업, 강제 연차, 단체협약 후퇴, 해고, 구조조정을 마구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1만 금속 광주전남지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부 모든 사업장의 민주노조 사수와 인적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함께 싸우기로 결의한다”라고 밝혔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광주전남지부가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사수, 반노동 편파행정 노동청 규탄,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공무원노조, 화물연대, 보건의료노조 등 조합원들이 함께 부당노동행위와 중대재해를 방관하는 노동청을 규탄했다. 광주=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광주전남지부가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사수, 반노동 편파행정 노동청 규탄,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광주=변백선

순회투쟁단장인 김용화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구조조정 상황이 심각하지만, 코로나 19에 노동조합 활동이 막혀서 순회투쟁단을 꾸려 찾아가는 투쟁을 펼치고 있다”라고 순회투쟁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용화 수석부위원장은 “금속노조 2020년 첫 번째 요구는 총고용 유지와 모든 해고 금지다. 정부 산업정책에 노조 개입력을 높이고, 현장을 탄탄히 조직해 단 한 군데 사업장도 놓치지 않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광주전남지부, 모든 사업장 구조조정 저지 투쟁 결의”

이날 광주전남지부 결의대회에서 사업장 투쟁 발언이 이어졌다. 윤상한 노조 대양판지지회장은 “사측이 금속노조를 없애겠다고 기업노조를 만들고 복수노조 갈등구조로 몰아갔다”라며 “6월 9일 결국 검찰이 대양판지 본사와 장성·청주공장 등을 압수 수색했다”라고 현재 지회 상황을 설명했다.

대양판지는 장성과 청주공장 두 곳을 가동한다. 대양판지지회에 따르면 금속노조 설립 움직임을 포착한 회사가 대양판지 청주공장에 기업노조를 설립했다. 이어 장성공장에 회사 주도로 별도의 기업노조를 만들었다. 사측은 관리자급인 과장 직급을 장성공장 기업노조 노조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대양판지는 관리자를 내세워 노동자들에게 기업노조 가입을 압박하고, 심지어 회사가 조합비까지 대납해 준다고 나섰다. 조회시간 강연, 근무시간 중 개별 면담을 이용해 가입원서를 배포하며 기업노조 가입을 압박했다. 사측은 금속노조 탈퇴와 기업노조 가입에 응하지 않으면 잔업 배제, 허드렛일 수행, 강제 연차 사용 등으로 보복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첫날인 7월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광주전남지부가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사수, 반노동 편파행정 노동청 규탄,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광주=변백선

윤상한 지회장은 “사측의 노조탈퇴 공작과 회사 주도 기업노조 설립 정황이 담긴 녹취록과 문건이 많다.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들조차 과연 기업노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라며 “노사관계는 말 그대로 노사가 만들어야 그 가치가 생긴다. 사측은 이런 식의 탄압으로 결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노조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전체 조합원이 주간조 2시간, 야간조 3시간 파업을 하고 참여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현대위아 광주공장에서 일한다. 지회는 ‘현대위아 자회사 방안 철회’와 ‘원하청 노사협의체 구성’을 외치며 파업투쟁을 벌였다. 지회 파업으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멈췄다.

문동진 노조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위아가 원청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려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인다. 앞에서 상생을 말하며 뒤에서 자동화와 인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문동진 지회장은 “우리는 어제와 같지 않은 오늘을 살기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투쟁하겠다. 현대위아 원청이 금속노조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라고 경고했다.

노조 순회투쟁단은 2주 차 투쟁 이틀째인 7월 21일 노조 광주전남지부 아성프라텍지회 선전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재순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한 사업장인 조선우드를 찾아가 조문한 다음, 충남 아산 유성기업과 경기 현대위아 평택공장의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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