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 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지회 조합원들은 외투기업 자본 철수와 집단해고에 대한 정부 책임과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금속노조 대구지부와 한국게이츠지회는 7월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일방 공장폐업 통보·집단해고 자행하는 한국게이츠 투기자본 규탄, 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청와대 책임촉구와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엄교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대구시, 달성군은 외국자본 유치를 명분으로 한국게이츠에 많은 혜택을 줬다. 1989년 설립 이래 노동자들은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게이츠를 흑자 기업으로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 금속노조 대구지부와 한국게이츠지회가 7월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일방 공장폐업 통보·집단해고 자행하는 한국게이츠 투기자본 규탄, 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청와대 책임촉구와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엄교수 부위원장은 “한국게이츠를 지배하는 투기자본 블랙스톤은 이런 노동자들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한 채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갑자기 공장폐업을 통보했다”라고 사측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대구 달성산업단지에 있는 한국게이츠는 자동차·산업용 동력전달 고무벨트를 만든다. 지회에 따르면 한국게이츠는 대구공장을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6월 26일 밝혔다. 사측은 7월 2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31일 자로 폐업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게이츠 노동자 147명 모두 일자리를 잃을 상황이다.

한국게이츠 사측은 폐업 절차 진행에 대해 “게이츠 본사가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 걸쳐 시행하고 있는 사업 구조조정 방안의 일환”이라며 “코로나 19의 세계 대유행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앞당겼다”라고 주장한다. 한국게이츠는 미국 게이츠가 지분 51%를, 일본 니타가 49%를 소유한 합작회사다.

“한국게이츠 공장 닫으면 현대차 납품 없다”

현재 게이츠 본사는 한국게이츠 공장을 닫은 뒤 중국 게이츠에서 만든 부품을 현대자동차에 계속 납품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타이밍벨트·오토텐션 등 중국게이츠 생산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 달성군은 7월 15일 한국게이츠 사측에 협조문을 보내 “일방적인 폐업·철수 결정 통보로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당혹감과 더불어 참혹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달성군은 “코로나 19 사태로 모두가 힘든데 근로자와 지역경제에는 더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라며 한국게이츠 사측에 대구공장 재가동을 요구했다. 지회 제공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수십 년 거래 관계를 내팽개치고, 중국 게이츠 제품 수입을 허용한 현대차 사업 운영 방식에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엄교수 노조 부위원장은 “한국 노동자들을 쓰다 버리려는 주제에 어떻게 한국에 자기네 부품을 팔아넘길 궁리를 하느냐”라며 “결국 자동차부품업계와 동반성장을 외면해 온 국내 완성차들이 지금 상황에 한몫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엄교수 부위원장은 “한국게이츠는 철수를 당장 취소하라. 금속노조는 투기자본 악행으로부터 모든 조합원을 지켜낼 것”이라며 “이대로 대구공장의 문을 닫는다면, 현대차에 중국 게이츠 부품이 들어가는 일은 절대 없다. 한국게이츠 재가동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약속했다.

▲ 채붕석 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이 7월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일방 공장폐업 통보·집단해고 자행하는 한국게이츠 투기자본 규탄, 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청와대 책임촉구와 농성돌입 기자회견’에서 “외국자본이 한국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도대체 지금 누구를, 무엇을 지키고 있느냐”라고 강력하게 따져묻고 있다. 박향주

채붕석 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은 “한국게이츠 노동자 평균 근속연수가 22년이다. 51개 협력업체에서 노동자 6천여 명이 일한다. 사측은 자세한 설명도 없이 공고문 한 장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라며 치를 떨었다.

채붕석 지회장은 “게이츠 자본은 사과는커녕 ‘그동안 당신들 고용 지켜준 우리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반발하는 노동자들에게 비아냥거렸다”라고 분개했다.

채붕석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채 지회장은 “외국자본이 한국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도대체 지금 누구를, 무엇을 지키고 있느냐”라고 강력하게 따져 물었다.

채붕석 지회장은 “7월 15일 달성군이 한국게이츠 사측에 협조문을 보내 공장 재가동을 요청했다. 코로나 19를 빌미 삼아 이윤 뽑아먹고 먹고 튀는 외투기업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즉각 나서서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달성군은 7월 15일 한국게이츠 사측에 협조문을 보내 “일방적인 폐업·철수 결정 통보로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당혹감과 더불어 참혹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달성군은 “코로나 19 사태로 모두가 힘든데 근로자와 지역경제에는 더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라며 한국게이츠 사측에 대구공장 재가동을 요구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