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경제위기가 노동자 생존권 문제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5월 21일 교섭위원 실천대회를 열었다.

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코로나 19 경제위기 악용 구조조정 저지, 생존권 사수 교섭위원 실천대회’를 개최하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경남도청까지 행진을 벌였다. 지회 교섭위원들과 21일부터 휴업에 돌입한 두산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함께했다.

두산중공업 사측은 지난 2월부터 강제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5월 21일부터 1960년부터 1962년생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일방 선정해 휴업을 지시했다. 사무직들도 증명되지 않은 저성과자라는 명목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휴업 대상자는 생산직 조합원 246명, 사무직은 111명이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5월 21일 ‘코로나 19 경제위기 악용 구조조정 저지, 생존권 사수 교섭위원 실천대회’를 개최하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경남도청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경남=정영현

이성배 노조 두산중공업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박 씨 오너 일가의 부실하고 방만한 경영과 미래에 대한 사측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두산중공업의 휴업은 부당하고, 불법이다”라고 못 박았다.

“두산중 휴업은 근기법에 따라 불법”

이성배 지회장은 “사측은 노동조합과 협의하지 않았고, 나이만 특정해 합리적이지 못하다”라며 “사용자가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근로기준법 46조 1항을 근거로 휴업을 시행한 경우, 이 휴업은 근로기준법 23조 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이익 처분”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지회는 사측의 일방 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등 법적 대응과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세계 각국의 여행제한 조치로 일감이 사라진 사천지역 항공산업단지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최진영 노조 경남지부 아스트지회장은 “지금 당장 여객기가 날아다니지 않으니 수익이 없고, 물량이 없다. 항공업계는 종말론이 닥친 상황이라고 한다”라며 “그나마 금속노조 사업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휴업에 들어갔지만, 무노조 사업장 노동자들은 해고와 무급휴업에 내몰렸다”라고 설명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5월 21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코로나 19 경제위기 악용 구조조정 저지, 생존권 사수 교섭위원 실천대회’를 열고 있다. 경남=정영현

아스트지회에 따르면 사천항공산단 49개 업체, 1만2천여 명의 항공부품업계 노동자 중 6천여 명의 노동자가 생계위협을 받고 있다.

사천항공산단 노동자 생계위협 받아

최진영 지회장은 “항공부품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5월 25일 기자회견을 연다”라며, 정부에 ▲항공부품업종 특별고용지원업종 포함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사천시 지정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 중형조선소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홍지욱 노조 경남지부장은 “한국 조선산업의 허리가 꺾이고 있다”라며 “중형조선업의 위기는 관련 기자재 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 금속노조는 대형조선사만 살아남아도 산업경쟁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지욱 지부장은 “두산중공업, STX조선 등 구조조정 칼날 앞에 놓여 있는 우리 조합원들이 힘겹게 투쟁하며 살아가고 있다”라며 “지역과 한국 사회로 연대를 확장해낸다면 노동자를 지키고 사회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투쟁을 독려했다.

엄교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대회 격려사를 통해 “5월 20일 22년 만에 노·사·정회의가 열렸지만, 예상과 같았다”라며 “고용안정과 사회보장 대책을 논의하자는데 자본의 대표는 노동유연화를 우선 요구한다”라고 비판했다.

엄교수 부위원장은 “노동자에게 고용은 목숨과 같다”라며 “함께 투쟁을 조직하고 함께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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