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 노동자들이 자일대우상용차(아래 대우버스) 울산공장 폐쇄 철회를 모기업 영안모자에 촉구하고 일터 사수 의지를 밝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와 대우버스사무지회는 5월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우버스 자산과 기술력 해외 유출을 막고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은 올해 연말에 울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알렸다.

대우버스 두 지회에 따르면 대우버스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지난 3월 말 울산공장을 방문해 베트남 이전 계획을 드러냈다. 백성학은 “베트남공장을 주력으로 세우고, 그곳에서 만든 차량을 한국으로 역수입해 판매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측은 한국에 대우버스 본사와 KD(Knock Down, 부품 수출업무), 내수 AS·부품부서만 남길 계획이다. 대우버스는 현재 울산공장에서 시내버스, 고속버스, 소형 레스타 등 세 개 생산 설비를 가동 중이다. 노동자 6백여 명이 일하고 있다. 생산직은 4백40여 명, 사무직은 1백60여 명이다.

박재우 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장은 “한 마디로 참담하다”라고 털어놨다. 박재우 지회장은 “회사를 지키기 위해 여러모로 애쓴 노동자들이 들은 말은 공장 폐쇄 통보”라며 “사측은 노동자 3월 임금과 부품·하청업체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뒤구멍으로 베트남 이전을 추진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와 대우버스사무지회가 5월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우버스 자산과 기술력 해외 유출을 막고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겠다”라고 결의하고 있다. 지부 제공

대우버스는 지난 2월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국 생산 부품 수급 차질을 겪었다. 울산공장 3라인 레스타 생산이 중단될 상황이었다. 대우버스지회는 3라인 조합원들을 전환 배치해 1, 2라인 가동속도를 높였다. 노동자들은 손실을 막으려 생산과 판매에 열을 올렸다.

“영안모자, 대우버스 부동산 팔아 1,171억 원 챙겨”

박재우 지회장은 “코로나 19 국면을 겪으며 한국 사회에서 해외공장 유턴 필요성과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정부가 리쇼어링, 즉 생산시설 국내 이전을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에 숙련 노동자가 없고 물류비용과 해외공장 운영비용 등을 따지면 공장 이전으로 얻을 게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재우 지회장은 “베트남공장 운영 실패가 뻔한데 대우버스는 코로나 19 위기를 틈타 해외로 빠져나가려 한다”라며 “납득할 수 없다. 막아내겠다. 노동자 생존권을 꼭 지키겠다”라고 결의했다.

최지훈 금속노조 대우버스사무지회장은 울산공장 폐쇄 작업이 벌써 진행 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회사는 4월 들어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울산공장 폐쇄 기획팀을 만들고, 베트남공장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생산공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계약해지를 당했다.

최지훈 지회장은 “주문이 계속 들어오지만 회사는 울산공장 생산을 6월에 마치려고 부품 계약을 취소했다”라고 밝혔다. 최 지회장은 “6월 이후 생산 주문을 베트남공장에서 소화하려는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최 지회장은 “상황을 종합하면 공장 폐쇄 시점은 애초 백성학 회장이 말한 연말보다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버스 노동자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르쇠 행정’에 속이 터진다며 아우성이다. 최지훈 지회장은 “울산시는 대우버스 회사에 여러 혜택을 주었지만, 정작 일자리 잃을 처지의 지역 노동자를 위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2004년 12월 대우버스와 ‘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진입도로와 교량 건설, 추가 부지확보 등 행정 지원을 해왔다.

최지훈 지회장은 “영안모자는 2003년 대우버스를 564억 원에 헐값 인수한 뒤, 회사 부동산을 팔아 1,171억 원을 만들었다”라며 “17년 동안 알맹이만 쏙 빼먹고 국내 생산공장을 닫으려 한다”라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최지훈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와 울산시는 노동자의 희생, 부품업체들의 노력, 국민 세금과 지자체 지원으로 성장한 대우버스의 먹튀 시도를 남일처럼 방관하면 절대 안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대우버스 노동자들은 울산공장에 ‘공장 사수 농성장’을 세웠다. 대우버스 두 지회는 울산공장 운영을 포기하지 않고 회사와 교섭을 계속할 계획이다. 사측이 지금처럼 해외공장 이전을 일방 추진하면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고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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