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항거한 지 50주년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태일재단 등 전태일 정신을 기리고 함께하려는 전국의 170여 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전태일 50주기 운동’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전태일 50주기 행사위)’를 만들었다.

전태일 50주기 행사위는 5월 7일 오전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버들다리)에서 출범식을 열고, “전태일 50주기는 전태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넘어, 배고픈 ‘시다’들을 위해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준 전태일 정신을 오늘날에 실천하는 행동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국 170여 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5월 7일 오전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버들다리)에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행사위는 5월 13일부터 코로나 19 위기 극복과 4인 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1인시위 ‘전태일 캠페인’을 매주 수요일 진행한다. 5월 14일 청년 부문을 시작으로 2주에 한 번씩 노동, 문학, 여성, 종교·재야, 문화·예술 부문이 ‘전태일의 현재 의미’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전태일 노래 만들기, 노동미술전,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찾아가는 투쟁사업장 공연, 일과 노래 순회공연, 99초 영화 제작과 공모, 10월 중순 노동자·시민 문화 한마당 등 전태일을 재해석하고 확산하는 다양한 문화 공연과 행사를 벌인다.

이날 전태일 50주기 행사위 출범식에서 ‘우리가 모두 전태일’이라는 취지로 발언이 이어졌다.

전태일 열사의 친구인 임현재 씨는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어린 여공들에게 오빠이자 친구가 됐던 전태일의 음성이 아직도 생생하다”라며 “현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이 기본권을 보장받고 노동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여전히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노동자, 여성 노동자들이 배고픔과 장시간 노동, 저임금, 언제 잘릴지 모르는 일자리 불안 속에 고통받고 있다”라며 “전태일의 연대 정신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의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 7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전태일의 연대 정신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의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끝으로 대구 동산병원에서 코로나 19에 맞서 싸운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이선아 씨와 봉제노동자 권리를 위해 앞장서 온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함께 노동자와 시민에게 드리는 전태일 50주기 행사위 출범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올해는 전태일 50주기인데도 전태일이 손잡았던 시다·미싱사는 비정규직·하청노동·영세상인·청년구직자·특성화고생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여전히 소외되어 살아가고 있다”라며 “소외된 이들의 애환을 드러내고 그들이 함께 희망을 꿈꾸는 사회로 나아가려 한다”라고 전태일 50주기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는 위기도 평등하지 않다”라며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운동을 노동자·시민 속으로 넓고 깊게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태일 50주기 행사위는 출범 기자회견에 앞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전태일 50주기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전태일 50주기 주요 사업은 ▲코로나 19 극복 사회연대운동 ▲근로기준법 준수·확대 운동 ▲시민참여 운동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제작·관람 운동 ▲교육·학습·체험 활동 ▲전태일 추모주간 사업 ▲전태일 거리 조성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 사업 ▲학술·출판 사업 ▲홍보와 대중화 사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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