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가 정몽준 일가의 사익 추구를 위해 거수기 노릇을 해온 자들의 한국조선해양 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와 지부는 국민연금 등 공공 기금과 주주들에게 오는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과 최혁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한국조선해양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와 지부는 3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총수 사익 대변, 갑질 이사 선임 반대. 국민연금 등 현중 주주 반대 의결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함께했다.

▲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가 3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 총수 사익 대변, 갑질 이사 선임 반대. 국민연금 등 현중 주주 반대 의결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함께했다. 박재영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 집행부가 직접 참석해 정몽준, 정기선 일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 가삼현 사장과 최혁 교수의 이사 선임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지부는 공공기금과 주주들에게 “재벌 총수 위주의 재배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이들의 이사 선임을 반대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재벌 총수에 편향된 이사 선임을 막아야 이사회 기능이 정상화하고 기업지배 구조 개선과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몽준 일가 사익 거수기, 가삼현·최혁

노조에 따르면 사내이사 후보인 가삼현 사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재직 시 하도급업체 기술자료를 유용하고, 하도급 대금을 부당 결정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각각 4억 3천여만 원과 2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게다가 공정위 조사를 방해해 과태료 1억 원을 받고 고발당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사내 하도급업체가 노동부에 신고한 체불임금이 150억 원에 이른다.

노조와 지부는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정몽준의 뜻에 따라 움직인 가삼현 사장이 두 회사의 이해가 충돌할 때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꼬집었다.

▲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3월 1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많은 노동자가 죽고 다치면서 현대중공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 정몽준 일가 세습 경영에 앞장서는 가삼현과 최혁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재영

이번 주총에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내정된 최혁 교수는 2018년과 2019년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로 스물한 번 이사회에 참석해 모두 원안에 찬성하면서, 정몽준 일가의 충실한 거수기 노릇을 했다. 2010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시절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이 일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해 쉰여섯 번 이사회 참석에 100%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외국계 연기금 투자기관은 최혁 교수의 SK이노베이션, GS건설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김동성 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매출 2.3%, 영업이익 22.6%가 감소했지만, 최대 주주인 정몽준, 정기선 부자는 배당금으로 930억 원을 챙겼다. 반면 며칠 전 현중 원청이 주도해 물량팀 노동자 일당을 5천 원 삭감했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성 부위원장은 “한국조선해양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정몽준, 정기선 일가의 사익 편취 앞잡이 가삼현과 최혁의 이사 선임에 반대해 달라”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조경근 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가삼현 사장과 최혁 교수가 총수 일가를 위해 일할수록 노동자들은 고통에 빠진다”라고 토로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많은 노동자가 죽고 다치면서 현대중공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 정몽준 일가 세습 경영에 앞장서는 가삼현과 최혁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