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금속노조 교육연수원 완공을 앞두고 교육 사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가 2월 5일과 6일, 충북 영동 레인보우 연수원에서 ‘11기 1년 차 교육활동가대회’를 열었다.

노조 교육실이 계획한 100여 명을 훌쩍 넘어 123명의 현장 교육담당자가 대회에 참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대회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불편함이 컸지만, 교육에 참가한 교육담당자들의 눈빛만큼은 빛났다.

▲ 금속노조가 2월 5일과 6일, 충북 영동에서 ‘11기 1년 차 교육활동가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 교육실이 계획한 100여 명을 훌쩍 넘어 123명의 현장 교육담당자가 대회에 참가했다. 영동=박재영

김용화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조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용화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조합 교육사업은 노조가 안정되면 예산과 사업 배치에서 뒤로 밀리는 경향이 크다. 이러 경향의 원인은 노동해방이라는 초심보다 임금이라는 노동력에 대한 가치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교육은 이 둘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활동가대회는 지부·지회 교육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습 교육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직접 조합원 교육 계획을 세우고, ‘구글 독스’ 등을 이용한 설문 조사 방법 등을 익혔다.

신규 교육활동가들은 <교육 활동 세우기> 강의를 듣고 직접 강의계획을 작성했다. 노동조합 교육의 관점과 원칙 등에 대한 강의에 이어 실제 자신이 속한 사업장의 특성에 맞는 교육 계획을 세우는 실습을 벌였다.

이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구글 독스, 멘티닷컴 등 웹과 모바일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문이나 토론 등을 진행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혔다. 간단한 방법으로 현장 활동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웹 기반 설문과 토론 진행>이라는 교육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금속노조가 2월 5일과 6일, 충북 영동에서 연 ‘11기 1년 차 교육활동가대회’에서 지부·지회 교육담당자들이 교육 계획을 세우는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영동=박재영

강의계획 작성, 게임 이용 모의 교섭 등
참여 위주 교육 뜨거운 호응


노조는 ‘마젠가’와 ‘노조 마블’ 등 게임을 이용해 단체교섭과 투쟁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진행했다. 이들 게임은 모의 교섭을 통해 단체교섭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젠가’는 노조 한국지엠지부 교육선전실과 교육위원회가 ‘젠가’를 이용해 만든 보드게임으로 모의 교섭을 벌이는 교육이다. 먼저 노사 양측으로 팀을 나눠 쌓아 올린 직육면체 나무 블록을 번갈아 가며 빼낸다. 쌓은 블록이 무너지면 노사 각 팀이 빼낸 블록에 쓰인 요구안 등을 이용해 단체교섭을 벌여 의견접근안을 만들고 이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이는 방식이다.

노조 마블은 카드와 주사위를 이용한 전략형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민주노총 보드게임 제작기획팀이 만들었다. 게임 참가자들은 여덟 명의 노조 간부 캐릭터를 선택한 뒤 단체교섭 준비기, 교섭기, 투쟁기, 마무리기로 나눈 상황에 맞게 주사위와 카드를 이용해 말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교섭을 벌인다. 투쟁 칸에서 출발한 노동조합 말이 다시 투쟁 칸으로 돌아오면서 사용자 모두 말을 제거하면 승리한다.

▲ 금속노조가 2월 5일과 6일, 충북 영동에서 연 ‘11기 1년 차 교육활동가대회’에서 지부·지회 교육담당자들이 노조 한국지엠지부 교육선전실과 교육위원회가 만든 마젠가 게임을 이용해 모의교섭을 벌이는 참여 학습을 하고 있다. 영동=박재영

마젠가에 참여한 강수미 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교육부장은 “강의식 교육은 의무감으로 참여해 집중하기 어려운데, 실습에 직접 참가하니 집중이 잘 되고 교육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아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대회 첫날,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기후 위기와 노동운동: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노조 교육실은 “지구 기후 위기라는 상황에서 벌어질 지배계급 전략과 자본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운동의 적극적인 대응과 실천을 고민하는 자리”로 특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현우 선임연구원은 특강을 시작하며 ‘죽은 행성 위에 일자리는 없다’라는 국제노총 팸플릿 문구를 소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본은 이윤을 위한 생산을 위해 기후 위기를 불러왔다”라며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 노동운동은 기후변화가 아닌 체제변화를 추구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대안 주체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라고 결론 지었다.

노조 지부·지회 교육활동가들은 11기 1년 차 교육사업계획과 교육연수원 건설 현황에 관한 보고 듣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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