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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다이아몬드지회, 다시 거리로

기사승인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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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단결해 일진 자본 추악한 민낯 벗기겠다”…일진 자본, 무노동 무임금 믿고 노조파괴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일진다이아몬지회가 법원의 로비 농성 퇴거 결정에도 불구하고 본사 앞 천막 농성장을 강화하며 도리어 투쟁 기세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지회는 전면파업 134일째인 11월 6일 ‘노조 파괴를 멈춰라, 일진 자본 규탄, 민주노조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지회는 법원의 ‘본사 출입금지와 방해배제 가처분 결정’에 따라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했지만, 본사 앞에 천막 두 동을 추가 설치하며 농성을 확대했다. 본사 앞 농성천막은 세 동으로 늘었다. 지회는 매주 수요일 18시 투쟁문화제를 열고, 음성공장 현장 투쟁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회가 지난 6월 26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일진 자본은 8월 12일 일진다이아몬드 음성공장을 직장폐쇄 했다. 지회는 본교섭 재개와 파업 사태 해결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며 지난 9월 4일 서울 마포구 본사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지회가 전면파업 134일째인 11월 6일 서울 마포구 일진 본사 앞에서 ‘노조 파괴를 멈춰라, 일진 자본 규탄, 민주노조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일진그룹은 지회를 상대로 로비와 주차장 퇴거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10월 29일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 결정에 따라 지회는 64일 만에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했지만, 본사 앞 농성장을 강화해 일진그룹을 압박하는 한편 대시민 선전과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무노동 무임금 뒤에 숨은 일진 자본

이날 결의대회에서 김정태 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일진그룹의 군대식 경영문화를 비판했다. 김정태 지부장은 대회사에서 “일진그룹 지시를 받은 일진다이아몬드 사측 교섭 대표는 노사가 의견 접근한 안을 다음날 엎어버린다. 변정출 대표이사와 신광섭 공장장은 교섭에서 노조가 하는 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허진규 그룹 회장에게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김재연 지회 조합원은 사측이 시간만 끌며 불성실하게 교섭을 파탄 냈다고 비판했다. 김재연 조합원은 “불성실하게 교섭에 나오는 일진 자본에 단결 투쟁 몽둥이가 약이다”라며 “비록 오늘 로비에서 철수하지만, 우리의 투쟁 의지는 더 강고해졌다. 전면파업 첫날의 초심을 잊지 않고 무시당하고 짓밟힌 권리를 되찾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주교 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에서 한국의 노사협력 수준은 141개국 중 130위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한국 경영자들이 노조를 동반자라 말하며 실제는 억압과 착취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라며 분노했다.

정주교 부위원장은 “곧 시작하는 금속노조 임원선거 기간은 투쟁에서 한발 물러나는 시간이 아니다. 더 크고 힘찬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다”라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 홍재준 일진다이아몬드지회장이 11월 6일 서울 마포구 일진 본사 앞 ‘노조 파괴를 멈춰라, 일진 자본 규탄, 민주노조 사수 결의대회’에서 “일진 자본은 법대로 하자며 고소·고발과 가압류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투지를 꺾어 노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더욱 단결하고 연대해 일진 자본의 추악한 민낯을 벗겨버리겠다”라며 투쟁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임연철

홍재준 지회장은 로비 농성 해제는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홍재준 지회장은 “일진 자본은 법대로 하자며 고소·고발과 가압류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투지를 꺾어 노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더욱 단결하고 연대해 일진 자본의 추악한 민낯을 벗겨버리겠다”라며 결연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지회는 전면파업 이후 사측이 노조법상 무노동 무임금 조항 뒤에 숨어 오히려 후퇴한 제시안을 내자 지난 10월 31일 32차 본교섭에서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지회는 사측이 일괄타결안을 내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회는 일진다이아몬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고발했다. 노동부는 근로감독을 벌여 7월 24일 1차 작업 중지 명령을 시작으로 10월 29일 현재 여섯 차례에 걸쳐 음성공장 전체 11개 동 중 9개 동 45개 공정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지회 조합원들은 보호장구를 받지 못해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에 사용하는 황산, 핵산, 염산, 질산 등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된 채 일했다. 2018년 1월에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났지만, 회사는 사고를 감췄다. 분진으로 인한 폐 질환, 중량물로 인한 허리·목 디스크, 프레스 작업 중 발생하는 절단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이마저도 2014년부터 동결됐다. 사측은 법정 최저임금이 오르자 멋대로 상여금 600% 중 400%를 기본급과 고정수당으로 변경했다.

노조 시작하던 첫 마음으로 계속 전진

홍재준 지회장은 로비 농성을 금지한 법원 결정에 조합원들이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단체교섭에 나온 사측 임원들이 던지는 발언에서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조합원들은 보다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고 한다.

홍재준 지회장은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 투쟁을 멈추면 교섭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지회는 무노동 무임금을 감수한 전면파업으로 사측을 교섭 자리에 끌어내기로 결의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변정출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에 나왔지만 역시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그룹 본사 지시를 받는 대표이사는 교섭을 진척시킬 수 없었다.

홍재준 지회장은 “노동부가 노동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지회가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은 마지못해 제시안을 내놨다. 하지만 지회의 요구는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고, 10월 17일에 더 후퇴한 안을 내놨다”라며 “그 후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며 조합원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일진다이아몬드 사측은 지난 2월부터 지회의 교섭과 대화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지회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자 사측은 교섭안을 제시하라는 지노위 권고를 무시하며 조정신청을 철회해야 제시안을 내겠다고 했다.

   
▲ 11월 6일 지회는 법원의 ‘본사 출입금지와 방해배제 가처분 결정’에 따라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했지만, 본사 앞에 천막 두 동을 추가 설치하며 농성을 확대했다. 본사 앞 농성천막은 세 동으로 늘었다. 지회는 매주 수요일 18시 투쟁문화제를 열고, 음성공장 현장 투쟁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연철

결국 4월에 조정이 중지됐고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과 노동자 250명 중 180명을 협정근로자로 지정하자는 등의 사실상 노조를 무력화하는 제시안을 냈을 뿐이다.

홍재준 지회장은 전면 파업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두세 달 정도 생각했던 전면 파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홍 지회장은 아직 큰 어려움 없이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금속노조 장기투쟁기금으로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사측은 사무직과 비조합원 100여 명을 대체 인력으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파업 중인 조합원에 대해 직장폐쇄를 강행하는 한편, 비조합원을 투입해 파업 파괴와 노조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홍재준 지회장은 “일진다이아몬드지회는 흔히 말하는 귀족노조가 아니다. 관리자 갑질과 저임금 노예노동, 안전을 위협하는 작업환경을 견디다 못해 빼앗긴 권리 되찾으려 할 뿐이다. 사측의 대응은 노동자들의 억눌린 분노를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재준 지회장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해보는 조합원들이 있다. 우리는 노조를 통해 그동안 내가 받은 대우가 갑질이었고 강제전환배치였다는 사실을 알았고, 내 임금을 회사가 착취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파업이 길어져 힘들면서도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볼 때가 지회장으로서 가장 힘들다. 하지만 노조를 시작하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함께 끝까지 가보겠다”라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홍재준 지회장은 “금속노조 이름으로 지회 투쟁을 알려주고 보듬어주며 연대해 줘 고맙다. 금속노조가 함께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라며 천막 농성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재영, 사진=임연철, 편집=신동준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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