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재벌의 불법 파견과 공공기관 자회사 꼼수를 방조하는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광화문 앞에 누워 “조국(법무부 장관)을 위한 정부인가, 비정규직을 위한 정부인가”라고 물었다.

민주노총은 9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직접 고용 쟁취, 불법 파견 방조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 공공기관의 불법 파견을 사실상 눈감아주며 오히려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광화문 앞에 이르자 아스팔트 도로에 맨몸으로 누워 “불법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자회사 편법 없이 전원 직접 고용하라”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9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직접 고용 쟁취, 불법 파견 방조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있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광화문 앞에 누워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 공공기관의 불법 파견을 사실상 눈감아주며 오히려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임연철

행진에 앞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현대·기아차는 불법 파견 범죄를 15년째 공개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정부가 이런 불법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한국도로공사처럼 악랄한 사업주가 돼 불법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오는 11월 9일 10만 명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와 11월과 12월 전국 총파업을 조직해 노동법 개악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라고 선언했다.

양기창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고, 사람의 중심은 아픈 곳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중심은 여기 모인 아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라며 “비정규직 철폐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 민주노총이 9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직접 고용 쟁취, 불법 파견 방조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있다. 임연철


“문재인 정부가 불법파견 조장”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투쟁사에서 현대·기아차와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 파리바게뜨 제빵사 모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비정규직 문제는 남녀와 청·장년을 가리지 않는 모든 노동자의 문제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신인수 법률원장은 “불법 파견과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조합법이 정한 사용자 범위를 하청 가짜 사장이 아니라 임금과 노동조건을 실제 결정하는 원청 사장으로 넓혀야 한다. 원청 상대로 교섭하고 쟁의행위를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 이와 함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민주노총이 9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직접 고용 쟁취, 불법 파견 방조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이날 대회에서 한국지엠 부평공장 앞에서 고공농성 중인 이영수 조합원과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에서 농성 중인 박순향 부지부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영수 조합원은 “공장 철수를 무기 삼아 국민 세금 8천 1백억 원을 강탈한 한국지엠은 여덟 번이나 되는 불법 파견 판결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했고, 문재인 정부를 이를 방치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박순향 부지부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법 파견과 부당노동행위는 그대로 두면서 무슨 사법개혁이고 검찰 개혁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부지부장은 “대법 판결받은 300여 명만 직접 고용한다는 이강래 사장의 갈라치기를 거부한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싸우는 모든 노동자가 하나로 뭉쳐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 민주노총이 9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비정규직 철폐, 직접 고용 쟁취, 불법 파견 방조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현대·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불법파견을 조장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임연철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4일째 집단 단식 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이병훈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은 “한국 사회가 법치국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병훈 지회장은 “15년 동안 불법 파견 범죄를 저지르는 정몽구와 정의선은 처벌은커녕 조사조차 받지 않고, 비정규직 노조탄압은 여전히 거세다”라며 “정부가 못하면 노동자가 하나 되어 해결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끝내자, 불법 파견’, ‘없애자, 자회사’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벌였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