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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 구조조정·솜방망이 중대재해 처벌, 하청노동자 또 죽였다

기사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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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t 구조물에 깔려 현중 하청노동자 사망…노조, 위험 외주화 금지·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 전개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가 또 중대재해로 숨졌다. 금속노조는 조선업종노조연대와 함께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선과 기업처벌법 쟁취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9월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악 분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업종노조연대가 함께 자리한 이 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을 규탄하고 생명·안전제도 개선을 위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9월 20일 오전 11시 13분경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패널공장 서편 PE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소속 박 아무개 노동자가 떨어진 천연가스액(NGL) 저장탱크 압력 테스트 캡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박 씨는 탱크 앞부위인 테스트 캡을 제거(가우징)하던 중이었다. 작업 중 절단된 테스트 캡이 아래로 꺾이면서 밑에서 일하던 박 씨를 덮쳤다.

   
▲ 금속노조가 9월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악 분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는 조선업종노조연대와 함께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선과 기업처벌법 쟁취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노조 노동안전보건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성익 노동안전실장은 사고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노동안전 의무를 내버려 둔 현대중공업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라며 한탄했다. 조성익 실장은 “무게가 18t에 달하는 테스트 캡을 제거하는 작업은 중대재해 발생 위험이 크다”라며 “반드시 크레인에 테스트 캡을 매달아 고정한 뒤 작업해야 하는데, 현중은 최소한의 안전조치 없이 작업을 지시하고 강행했다”라고 보고했다.

테스트 캡 분리작업의 표준작업지도서에 따르면 크레인으로 헤드를 고정하고 헤드 하부에 받침대를 설치해야 한다. 더불어 추락·낙하 등 위험요소 예방을 위한 안전감시자 배치도 필수사항이다. 하지만 사고가 난 날 크레인 설치와 안전감시자 없이 박 씨를 포함한 하청노동자 두 명만 작업하던 중 사고가 났다.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번 중대재해 사망사고 조사를 통해 ▲위험작업 시 기본 안전조치 미시행 ▲안전작업표준 미작성과 미준수 ▲해체작업 종료 후 표준작업지시서 작성 ▲원청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등을 확인했다. 조성익 실장은 “해당 하청업체 일일 작업계획서에 작업 노동자들의 확인 서명이 없었다”라며 “안전수칙도 모른 채 위험한 작업에 내몰렸다”라고 지적했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경근 사무국장은 “현대중공업의 이윤 극대화 경영과 이에 따른 무리한 외주화가 이번 중대재해의 근본 원인”이라고 단언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구조조정과 휴업 조치로 정규직 노동자 수를 대폭 줄이는 한편, 무리하게 공정 외주화를 확대하고 있다.

   
▲ 9월 20일 오전 11시 13분경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패널공장 서편 PE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소속 박 아무개 노동자가 떨어진 천연가스액(NGL) 저장탱크 압력 테스트 캡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조경근 사무국장은 “2015년부터 5년 동안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노동자 삼만 오천여 명을 구조조정을 했다”라며 “조선 경기 활성화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원청은 임금 낮은 비정규직을 쓰려고 공사 프로젝트를 하청업체에 계속 넘기고 있다”라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조경근 사무국장은 “원청인 현대중공업은 위험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원청이 해야 할 최소한의 법률상 의무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조경근 사무국장은 “지금 현대중공업 재벌은 정몽준 일가 경영권 승계 이외 사안은 관심이 없는 듯하다”라며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원·하청 사업주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성호 노조 현중사내하청지회장은 “현대중공업 자본이 하청노동자를 또 죽였다”라며 “예견된 죽음이고 명백한 현대중공업의 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호 지회장은 “언제까지 이런 자리에 서야 하는지, 일하다 죽는 일들이 왜 계속 생기는지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라며 “또 무슨 나쁜 소식이 들릴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라고 탄식했다. 동료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던 이성호 지회장이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며 울먹거려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성호 지회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지회장은 “솜방망이 처벌 탓에 기업은 사람을 죽이고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며 “죽음의 외주화와 중대재해는 법 제도로 확실히 막아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 원·하청 사업주 구속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대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지침 등 개악된 노동자 생명안전제도 전면 제·개정 등을 요구했다.

박향주 편집국장, 편집=신동준 edit@ilabor.org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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