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 우석형 회장실의 복합기가 고장 난 듯하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신도리코분회가 2018년 6월 20일 보낸 임금·단체협약 요구에 대한 답변이 아홉 달이 지난 3월 26일까지 출력되지 않고 있다.

강성우 신도리코분회장은 3월 26일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연 ‘신도리코 노조탄압 중단, 단체협약 체결 촉구, 분회장 징계 철회 서울 동부 노조·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을 해태하는 신도리코의 현실을 고발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와 지역 노조, 시민사회단체들이 3월 26일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연 ‘신도리코 노조탄압 중단, 단체협약 체결 촉구, 분회장 징계 철회 서울 동부 노조·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동준

강성우 분회장은 “지난 아홉 달 동안 스물네 차례 교섭하는 동안 회사는 임금과 단 한 개의 단협 조항도 합의하지 않았다. 노조의 제시안 수가 너무 많다는 말만 반복한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강성우 분회장은 “사측은 노조가 무조건 제시안 항목을 줄여서 다시 제출하라 한다. 신도리코는 노조와 교섭하지 않고 노조의 요구안을 결재하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신도리코는 교섭위원인 분회장이 교섭에 나온 시간만큼 임금을 깎아 월 1백만 원 남짓 주고 있다. 신도리코는 게다가 분회장에게 쟁의권을 확보한 합법 파업을 하고 조합 활동을 한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명하라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해괴한 통보를 했다.

▲ 강성우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신도리코분회장이 3월 26일 ‘신도리코 노조탄압 중단, 단체협약 체결 촉구, 분회장 징계 철회 서울 동부 노조·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노조탄압 실상을 알리고 단협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신동준

강성우 분회장은 “대기업 노조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신도리코 같은 중견기업의 노조가 단단하게 서야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얻고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신도리코분회는 첫 단협을 맺고 단단하게 설 때까지 싸우겠다. 연대를 부탁한다”라며 결기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 동부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대표자들은 신도리코분회가 단협을 쟁취하고 튼튼히 설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 서울 동부의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3월 26일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신도리코분회가 단협을 쟁취하고 튼튼히 설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신동준

김태을 서울동부비정규센터 소장은 “신도리코 창업 이념이 나라·직장·사람 사랑이라는데 조합원들을 사람으로 취급하는지 의문이다. 분회장을 징계하는 창피한 행동을 당장 멈추라”라고 경고했다.

김태을 소장은 “성수동에서 대표 싸움박질 회사가 되고 싶지 않으면, 서울에서 주목받고 싶지 않으면, 전국에 노조탄압 대표 회사로 이름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신도리코분회와 교섭해서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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