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이 금속노조 서울지부 투쟁사업장 여성 노동자들을 외면했다. 민주당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인권을 짓밟은 부당노동행위 사업주들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금속노조 서울지부는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노동 적폐 청산, 재벌 갑질, 사장 갑질 근절 금속노조 서울지부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부는 민주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투쟁사업장을 맡도록해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깼다”라고 성토했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가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노동 적폐 청산, 재벌 갑질, 사장 갑질 근절 금속노조 서울지부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연철

노조 서울지부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노동자의 빈곤한 삶과 불안정한 고용, 약자의 설움을 끝내야 한다는 임무가 있음을 잊지말라”라며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다시 촉구했다.

정찬희 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민주당에게 같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제안했지만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꽁무니를 뺐다. 이런 민주당이 말하는 노동존중은 믿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서다윗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장은 국정감사 상황을 보고하며 “민주당이 한 약속을 믿고 밤을 새워가며 국정감사를 성실히 준비했다. 민주당은 피해자인 투쟁사업장 노동자의 진술만 들었다. 책임져야 할 사장들은 단 한 명도 국감에 나오지 않았다”라며 분노했다.

지난 9월 서울지부는 민주당에 “최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에 집권당으로서 책임지고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회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투쟁사업장에 배정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레이테크코리아에 이용득 의원을, 성진씨에스에 전현희 의원, 신영프레시젼에 송옥주 의원을 배정했다.

▲ 이희태 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신영프레시젼분회장이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 ‘노동 적폐 청산, 재벌 갑질, 사장 갑질 근절 금속노조 서울지부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신창석 회장의 꼼수를 비판하고 있다. 임연철

국회가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민주당은 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신영프레시젼 신창석 회장은 골프장에 투자하고 적자를 이유로 수십 년간 일한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했다. 신창석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자 심장부정맥과 우울증을 핑계로 불출석을 요청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신창석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향우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골프대회도 주최했다.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시트커버를 납품하는 성진씨에스는 최저임금이 오르자 임금을 삭감했다. 비용을 절감한다며 쉬는 시간에 여성 노동자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 이에 항의하며 노조에 가입하자 회사는 위장폐업했다. 현대차와 원청인 코오롱글로텍은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고, 민주당은 국감 직전 코오롱글로텍에 대한 질문조차 뺐다.

노동부가 근골격계 우려가 있다며 작업환경 시정지시를 내렸지만, 레이테크 여성 노동자들은 입에 담기 힘든 폭언 속에 여전히 바닥에 앉아 포장업무를 하고 있다. 이용득 의원실은 레이테크지회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희태 신영프레시젼분회장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민주당은 고통받는 노동자의 뒤통수를 치고 우롱했다. 이제 적폐 청산의 주체는 민주당이 아니라 노동자이다. 민주당은 청산 대상에 민주당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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