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여성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조를 없애겠다는 레이테크코리아 임태수 사장에 맞서 여성노동자들이 힘을 모았다.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아래 인권지킴이)’소속 단체 대표자들과 레이테크 노동자들은 2월 7일 서울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에 레이테크코리아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 2월 7일 서울 광화문 여성가족부 앞에서 연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 기자회견’에 참가한 인권지킴이 참여 조직 대표들과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이 강제 배치 전환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레이테크코리아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라며 지난해 11월 27일 “포장업무를 외주화하고,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은 영업부서로 배치한다”라고 발표했다. 포장부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 스물한 명은 모두 금속노조 조합원이다.

분회는 “영업부 배치전환은 사실상 해고”라며 1월 23일부터 서울 약수동 포장사업부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분회는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포장 업무를 외주화하고, 생산 업무만 하던 중년 여성노동자들에게 영업을 하라는 강요는 조합원들을 해고해 노조를 없애려는 부당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 이필자 레이테크코리아분회 대의원이 2월 7일 서울 광화문 여성가족부 앞에서 연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 기자회견’에서 레이테크 임태수 사장 측이 저지른 인권 침해와 노조 탄압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신동준

분회는 임태수 사장이 교섭에서 “포장부 직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봤자 최저임금 반값어치도 못 한다”라는 등 폭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분회는 임태수가 포장부를 찾아와 조합원들을 촬영하며 얼굴을 가까이 대고 비아냥거리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임태수는 레이테크 여성노동자 휴게실에 CCTV를 설치하는 등 인권탄압을 자행한 전력이 있다.

이필자 분회 대의원은 “입사하고 최저임금을 최고임금이라 믿고 열심히 일했다. 레이테크는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핑계로 한겨울에 우리를 길거리로 내몰았다”라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번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응원해달라”라고 호소했다.

▲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이 2월 7일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을 핑계로 해고하려는 레이테크 임태수 사장 측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동준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인권지킴이 발족 선언문 발표에 앞서 “근무 시간을 줄여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으려는 꼼수가 전국에서 수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꼼수에 여성노동자가 가장 먼저 희생당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인권지킴이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여성회 류은숙 부회장은 “이번 레이테크코리아 문제는 문재인 정부와 여성가족부의 여성노동자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문제”라며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끝까지 지켜보고 연대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에 참여한 각 단체 대표와 분회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을 면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탄원서와 조합원들이 직접 쓴 편지를 전달했다.

▲ 2월 7일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 기자회견’에 참가한 인권지킴이 참여 단체 대표자들이 정부에 레이테크코리아 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신동준

레이테크코리아는 라벨과 견출지 등을 만드는 회사다. 2013년 6월 여성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자 같은 해 9월 서울에 있던 공장을 안성으로 옮겼다. 왕복 4~5시간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힘들면 알아서 나가라는 사실상 해고 조치였다. 레이테크는 여성노동자 휴게실에 CCTV를 설치해 노동자들을 불법감시했다.

레이테크는 2015년 서울로 다시 공장을 옮겼다. 임태수 사장은 계속해서 여성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고 괴롭혔다.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2년간 정부 고용지원금을 받던 레이테크는 2018년 최저임금이 오르자 이를 핑계로 전환 배치를 일방 통보하고 금속노조 소속 여성노동자들을 사실상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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