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포항지부와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1월 26일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 앞에서 포항제철소 사내하청노동자 네 명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면 작업중지와 경위 조사, 충분한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1월 25일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타워 내부에서 충전재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네 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사건이 발생하자 사건 현장인 냉각탑 보수공정만 중지시켰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중대재해 처리 과정에서 포스코의 문제가 아닌 도급업체의 문제로 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노조는 포스코에 사망 재해가 발생한 타워 같은 유사한 밀폐공간이 많은 사실을 지적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포항제철 전면 작업중지 조처를 하지 않고, 부분 작업중지를 명령하자 원칙을 어긴 조치라고 비판했다.

▲ 1월26일 금속노조 포항지부,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노동부 포항지청에서 포스코 중대재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실 제공

이전락 금속노조 포항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철소 전면 작업중지권을 즉시 발동해야 한다. 사망 재해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사고조사와 현장 안전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 금속노조가 사고 조사와 현장 안전점검에 함께 들어가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박세민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포스코가 가스 배출, 산소 농도를 확인하는 ‘퍼지작업’을 하고 보호구를 지급한 뒤, 경보기 착용을 시행해야 했는데, 어떤 안전 조치도 하지 않았다”라며 “도급업체의 안전 문제나 실수가 아니다. 원청 포스코 안전관리 시스템이 철저하게 무너져 일어난 중대재해”라고 지적했다.

박세민 노안실장은 “문재인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 시 전면 작업중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나 노동부 포항지청이 대통령의 원칙을 위반하고 포스코와 밀월 행보를 보이는 듯하다”라며 “지금 당장 전면 작업중지를 내리고 원인 진단과 노동자 의견을 수렴하는 근본 대책을 세우라”라고 강조했다.

▲ 1월26일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포스코 앞에서 사내하청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실 제공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스코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다음 주를 ▲추모 주간으로 선포 ▲포항제철소 앞 분향소 설치 ▲조합원 추모 리본 달기 등 희생당한 하청노동자를 추모하는 행동에 돌입한다.

한편,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 아무개 조합원(57)이 1월 23일 산소절단기로 철판 피스를 제거하던 중 일어난 화재로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됐지만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사고 다음 날 24일 하청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 현대중공업 안에서 잇따라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현대중공업은 사고가 발생하자 전체 작업을 중단하고 8시간 동안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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