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발걸음

거대한 공장은 미로로 연결되어있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일 층에서 이 층으로 그리고 다시 아래층으로. 미로 속 각각의 공간은 서로 다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뭉쳐져 그곳을 빠져나온다. 벨트의 속도에 맞추어 걸어야 하는 노동자의 발걸음은 조금 늦은 그 속도를 쫓느라 몸을 더욱 무겁게 한다. 빈 수레는 채워야 할 무게가 입력된 듯하다. 공기는 무겁게 흐른다. 그리곤 기다렸다는 듯 다른 모양새를 한 완성품은 그곳을 빛의 속도로 빠져 나간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KM&I지회. 자동차 시트를 만드는 사업장이다. 전노협 시절부터 인천 노동운동의 선봉에 선 노동조합 중 하나다. 원청의 물량 상황에 따라 울고 웃는 자동차 부품사 지회지만 오늘도 대차게 현장에서 할 말하며 오롯이 서있다.

사진·글 _ 한금선

*<금속노동자>는 사진가 한금선 씨와 협동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금속노동자들의 작업 현장을 담아 노동의 가치를 대중과 공유하고 공감하는 작업입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