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이 5월25일 저녁 6시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코오롱사이언스벨리 앞에서 ‘6시 종치고 정시퇴근. 칼 퇴근 축제’를 열었다.

축제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저녁 6시 정각이 되자 징을 치고 종을 흔들어 퇴근시간임을 알리고 “종쳤다 퇴근하자”고 외쳤다. 이들이 ‘6시 종치고 정시퇴근’이라고 적은 박을 터트리며 상징의식을 펼치자 거리를 지나던 노동자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관심 있게 지켜봤다.

상징의식을 마친 축제 참가자들은 ‘6시 칼 퇴근한 사람들’이라고 적은 깃발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손에 든 종을 연신 딸랑딸랑 울리며 “최저임금 1만원 지금당장, 6시 칼 퇴근 지금당장”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과 야근으로 사망한 넷마블의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며 건물 앞에 하얀 국화꽃을 바쳤다.

▲ 민주노총과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이 5월25일 저녁 6시에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코오롱사이언스벨리 앞에서 ‘6시 종치고 정시퇴근. 칼 퇴근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 참여 노동자들이 6시 정각이 되자 칼퇴근을 상징하는 징을 치고 있다. 조영미

 

▲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구로이마트 앞에서 ‘6시 종치고 정시퇴근 타종’ 상징의식을 마치고 구로디지털단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조영미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정 본 씨는 “IT업종은 컴퓨터 앞에서 밤새 일하는게 문화인가보다 생각했다. 노동자가 죽고 나서야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며 “넷마블 노동자 죽음은 한국사회에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 야근과 장시간 노동으로 청춘을 저당 잡힌 청년 노동자 삶을 바꾸기 위해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헬로조선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중앙대학교 학생 장상민 씨는 “퇴근시간에 퇴근하는 건 당연한데 칼 퇴근이 비정상 취급 받는다”며 “디지털단지 노동자 죽음의 이유를 모두가 알고 있는데 회사만 모른 체 한다. 이들의 죽음은 과로사이고 이들의 자살은 과로 자살”이라고 지적했다. 

장상민 씨는 “넷마블은 노동자 세 명 과로사로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뒤에 불끄고 커튼 치고 야근을 시킨다고 한다”며 “한 달에 두 번 퇴근하며 쉴 새 없이 드라마 만들다 죽어간 이한별 PD는 청년들의 미래 모습이다. 청년들이 함께 죽음의 직장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민주노총과 공동행동은 행진을 마친 저녁 7시 무렵 코오롱사이언스벨리 앞 공원에서 ‘캍퇴근 축제’를 열었다. 축제장소 주변에 무료법률삼당 공간을 설치하고 ‘노동자 권리 찾기 수첩’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축제에서 ‘만원래퍼’, ‘장미꽃 버스킹’, ‘곽푸른하늘’ 등 가수들이 공연해 흥을 돋웠다.

▲ 6시 퇴근 축제 참여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야근으로 사망한 넷마블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며 하얀 국화꽃을 바치고 있다. 조영미

 

▲ 5월25일 6시 칼퇴근 축제에서 ‘만원래퍼’, ‘장미꽃 버스킹’, ‘곽푸른하늘’ 등 초청가수들이 공연해 흥을 돋웠다. 만원레퍼가 흥겨운 랩을 선보이고있다. 조영미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이 무대에 올라 “지난 1년간 넷마블 청년노동자 세 명이 사망했다. 원인은 장시간 노동이었다. 근로감독 결과 엄청난 공짜 야근을 시키며 떼먹은 야근비가 40억 원이 넘었다”며 “풀빵과 타이밍을 먹고 폐병 걸리며 노동하던 70년대 전태일이 구로디지털 단지에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의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법전 안에서 잠자는 노동의 권리를 바깥으로 끌어내야 한다"며 "일 할 수 있고, 쉴 수 있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을 수 있는 상식의 권리를 되 찾는 게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발언대에 선 한 청년 노동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8년 동안 일했다는 이하빈 씨는 “세 군데 회사를 다녔는데 야근이 너무 많다. 저녁 9시까지 기본이고 일주일에 두 세 번 밤12시까지 일한다”며 “야근비도 안주는데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에 서럽고, 힘들고, 억울하다. 그래도 회사에 찍히면 잘릴까 말을 못한다”고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공동행동 최영준 집행위원장은 “이 사회는 경제를 위해 노동자들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하지만 양보해야할 사람들은 상위 1% 재벌 대기업들이다. 지금 당장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노조 할 권리를 걸고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축제를 준비한 구자현 노조 서울지부 서울남부지역지회장은 “오늘 6시 칼퇴근 축제를 바라보는 시민들과 지역 노동자들 표정에서 기쁘게 공감함을 느낄수 있었다r며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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