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의 주역이었던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 러시가 목전에 다가오고 있다. 정년퇴직 연령을 만60세로 가정해볼 때, 2016년 8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27.1%는 향후 5년(2017-2021년) 내에 퇴직하거나 또는 퇴직연령(만60세)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는데(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금속노조의 대표사업장인 A완성차만 하더라도 전체 조합원의 20.4%가 5년 내에 퇴직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된다.

나아가 향후 10년(2017-2026년) 이내에는 현시점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39.4%가, 그리고 금속노조 A사업장 조합원의 49.4%가 만60세 퇴직연령을 넘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조합의 힘이 대개 (양적 측면에서) 조직규모와 (질적 측면에서) 조직력에 그 토대를 두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이 같은 전망은 가까운 시일 내에 노조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비록 지금은 고령화로 인해 실리주의적이고 이기적인 경향이 강해졌을지 모르나-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경험을 간직한 선배 세대들이 노조로부터 대규모로 이탈한다는 것은 조직규모 측면에서나 조직력 측면에서나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 러시가 노조운동에 있어 커다란 도전인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남아있는 세대들이 대대적인 조직확대와 미조직사업을 통해 선배들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우고, 동시에 이미 상당부분 관성화돼있고 위축돼있는 내부의 조직력을 탄탄하게 바로 세울 때에야 가능한 이야기다.

기껏해야 노조 조직률이 10% 수준에 불과한 작금의 현실을 인정하고 바꾸지 않는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 러시 이후 우리나라 노조운동이 과거보다 더욱 급속히 위축될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감히 단언컨대, 조직확대와 미조직사업을 통한 노조대표성 강화는 기존 조직노동이 미래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사활을 걸고 추진해야 할 활동이라고 하겠다.

 

한편, 여러 노조 활동가들이 주지하고 있듯이, 임금노동자 전체 조직률이 10%에 불과한 현실에 더해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대표성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여성보다는 남성,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 영세사업장보다는 대기업, 비제조업보다는 제조업 임금노동자의 조직률이 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조직노동이 임금노동자의 노조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확대를 추진함에 있어 그 대상과 접근방식을 보다 구체화하는 한편 대표성이 보다 열악한 집단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이상의 문제의식 하에서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노조 조직현황 및 그 특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성, 연령대, 산업, 직업, 고용규모, 고용형태 등 주요 인구학적․사회학적 기준에 따라 노조 조직현황 및 그 특징을 짚어보고, 이것이 향후 조직노동의 조직확대 및 미조직사업에 대해 갖는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원문 링크 : http://www.metalunion.re.kr/news/articleView.html?idxno=208531

홍석범 / 금속노조 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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