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파견 현행범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속을 촉구하던 노동자 일곱 명을 폭행한 뒤 불법연행했다.
서울모터쇼 열림날인 3월31일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노조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12시40분 무렵 현대자동차그룹 부스가 있는 서울모터쇼장에 들어섰다. 조합원들이 ‘불법파견 정몽구를 구속하라’고 적힌 손펼침막을 꺼내 들자 경비용역과 경찰 수십 명이 달려들어 손펼침막을 뺏고, 폭행한 뒤 바닥에 눕혀 팔을 꺾으며 수갑을 채웠다.
조합원들이 경비용역과 경찰을 피해 손펼침막을 펴고 ‘정몽구를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려 했지만 제압당했다. 주변에 있던 조합원들이 경찰의 폭력 연행에 항의하자 함께 연행해 일산 서부경찰서로 압송했다. 이 과정에서 한 조합원은 목과 허리, 어깨를 심하게 다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으로 옮겼다. 연행자는 유홍선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장, 박범신 유성기업 영동지회 부지회장 등 일곱 명이다.
경찰은 연행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체포 사유, 변호사 선임권, 진술거부권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고 체포했다”고 거듭 항의하자 경찰은 마지못해 ‘업무방해 현행범’이라고 체포 사유를 밝혔다. 일산서부경찰서는 체포 당일 면회를 하려던 조합원들에게 “민원인이든 누구든 아무도 출입할 수 없다”며 경찰서 출입조차 불법으로 막았다.
김성민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정몽구 회장은 이재용 다음으로 박근혜, 최순실에게 가장 많은 뇌물을 상납했다. 그 대가로 불법파견, 노조파괴 범죄를 저지르고도 면죄부를 받았다”며 “연행되고, 감옥에 갇혀야 할 사람은 노동자가 아니라 정몽구”라고 비판했다.
노조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유성기업지회는 이날 15시 검찰청 앞에서 ‘뇌물수수, 불법파견, 노조파괴 현행범 정몽구 회장 구속 결의대회’를 열어 정몽구 구속 투쟁을 이어갔다.
체포된 조합원들은 이날 22시30분쯤 전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