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없는 세상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장례위원회(아래 장례위원회)가 3월4일 ‘봄이 온다, 노조파괴 없는 세상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을 치렀다. 3월4일은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끊은 지 353일째 되는 날이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새벽 6시30분 무렵 충북 영동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조합원들의 깊은 애도 속에 발인식을 열었다. 7시30분 쯤 한광호 열사가 일했던 유성기업 영동공장에서 노제를 치렀다.

장례위원회는 11시30분께 노조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부터 ‘노조파괴 분쇄, 열사정신 계승, 정몽구 구속’ 등을 적은 만장을 들고 꽃상여를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으로 운구한 뒤 영결식을 거행했다.

박범식 유성기업영동지회 부지회장은 “짧지만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다갔다”며 열사의 약력을 보고했다. 추모사가 이어졌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한광호 열사를 땅에 묻지 말고 한광호를 죽인 정몽구를 묻어야 한다. 정몽구와 짜고 한광호를 죽인 박근혜를 구속해야 한다”고 외쳤다.

▲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 참석한 노동자, 시민들이 열사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조가로 바치고 있다. 신동준

 

▲ 한광호 열사가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 누워 있다. 신동준

 

▲ 무용가 서정숙, 이삼헌 선생이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한광호 열사가 부활한다는 내용의 진혼무를 올리고 있다. 신동준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한광호 열사 대신 정몽구를 묻어야 한다는 내용의 조사를 하고 있다. 신동준

 

▲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조사를 마치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신동준

 

▲ 민중가수 지민주 동지가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조가를 부르고 있다. 신동준

 

▲ 한광호 열사의 형인 국석호 조합원이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어느 형이 동생을 차가운 냉동고에 1년 동안 안치하고 싶었겠느냐”며 “2011년 5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연대해준 동지들 있기에 7년을 싸우고 있다. 정몽구 구속하는 그날 동지들께 다시 인사드리겠다. 고맙다”는 내용으로 유족을 대표해 인사하고 있다. 신동준

 

▲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이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열사에게 꽃을 바치고 있다. 신동준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재벌과 김앤장, 사법 권력과 유성자본이 한광호를 죽였고 나아가 유성기업 조합원들을 모두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몽구를 구속하고 노동탄압 없는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특권이 없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효종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은 한광호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읽었다. 박효종 조합원은 “봄이 오고 개나리 필 때면 막걸리 한 통 사서 형한테 소풍갈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잘가 광호형”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 참석 노동자, 시민들은 편지글이 흐르는 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한광호 열사의 형인 국석호 조합원은 “어느 형이 동생을 차가운 냉동고에 1년 동안 안치하고 싶었겠느냐”며 “2011년 5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연대해준 동지들 있기에 7년을 싸우고 있다. 정몽구 구속하는 그날 동지들께 다시 인사드리겠다. 고맙다”고 유족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 호상인사에 나선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한광호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죽음이었다.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자신의 삶을 태워 우리를 밝혀 주었다”며 열사를 추모하고 “못다 이룬 노조파괴 없는 세상의 꿈은 남은 우리들이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영결식에 참여한 노동자, 시민들은 열사에게 헌화하며 추모했다. 장례위원회는 열사를 천안 풍산공원 묘역으로 운구해 안치하고 장례를 마무리했다.

▲ 3월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앞에서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을 마친 유가족과 조합원들이 충남 천안 풍산공원에 도착해 열사를 묘역으로 운구하고 있다. 천안=신동준

 

▲ 3월4일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하관식에서 천안 풍산공원 노동자들이 열사를 안장하고 있다. 천안=신동준

 

▲ 김성민 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이 한광호 열사에게 흙을 덮어주고 있다. 천안=신동준

 

▲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3월4일 천안 풍산공원에서 치른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하관식에서 노조파괴 주범 정몽구 구속 투쟁을 결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안=신동준

 

▲ 3월4일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하관식에서 천안 풍산공원 노동자들이 열사를 안장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열사의 관 위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영동지회 깃발을 덮어줬다. 천안=신동준

 

▲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 노동자들이 3월4일 천안 풍산공원에서 한광호 열사 민주노동자장 하관식을 치르고 있다. 천안=신동준

 

박효종 조합원 편지 글

 

보고싶은 광호형.

그동안 깜깜한 어둠속에서 많이 무서웠지? 차디찬 곳에서 많이 추웠지? 많이 외로웠지?

이제 정말 편한 곳으로 형을 보내주려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

미안해 광호형. 형이 떠난지 353일인데 이제야 회사에 들어왔어.

그냥 맘 편히 다니고 싶었던 회사인데 꿈도 잃고, 형 목숨을 버리고서야 마지막 가는 길 잠시 들렸어.

어떻하지? 난 형 못보 낼 것 같은데.

어떻하지? 아무도 형한데 잘못했다고 안했잖아. 아무도 형한테 미안하다고 안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보내. 유시영 구속됐다고 형을 보내? 아니 짆아 형.

이렇게 만든 놈들은 뻔뻔하게 숨 쉬고 살아있고 밥만 잘 처먹는데 억울해서 어떻게 갈 거야?

형만 생각하면 아직도 목구멍에서 뜨거운 게 올라오는데. 눈물부터 나는데.

어떻게 형을 보낼 수 있어?

어머님과 석호형 가족들 생각해서라도 보내줘야 하는데. 난 모르겠어. 형 죽인 놈들 무릎꿇고 사죄하는거 봐야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은 데.

그건 내 마음이고 하자는 대로 해야지. 형이나 내가 뭐 아는게 있어? 우리 같이 간부 할 때도 어디가자면 가고, 싸우자면 싸우고, 조합 믿고 움직였고 그게 제일 잘하는 줄 알았으니 그렇게 해야지. 보내 줄게 잘 가 광호형.

지회장이 형에게 내리는 마지막 지침인가봐. 이제 편히 쉬라고, 고생했다고.

가라면 가야지. 그래도 우리 광호형 한광호 열사 마지막 가는 길 섭섭하지 않게 보내주려고 지회장님과 간부들이 동지들 많이 불러주셨네. 보이지? 형 외로울까봐 쉴 곳도 먼저가신 열사들 옆으로 자리를 마련 했대 아무걱정 말고 편히 쉬어.

하늘에서 어머님과 석호형도 많이 보살펴주고 좋은 짝도 만났으면 좋겠다.

광호형 아직 할 일은 많고 갈 길도 멀어서 형 보러 자주 못 갈지도 몰라. 대신 안 잊고 살게. 기억하고 살게. 우리 옆에 함께하고 있다 생각하고 살게.

형이 영재랑 나한테 줬던 사랑만큼 선배들에게 갚으면서 살게. 그리고 봄이 오고 개나리 필 때면 막걸리 한 통 사서 형한테 소풍갈게.

살아서 함께 할 때 이런 말을 왜 못했는지. 마지막으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잘 가 광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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