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부장 백형록, 아래 지부)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이 2월27일 주주총회를 열어 분사를 일방 강행했다. 지부는 주주총회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자동차지부, 울산지부, 지역 연대 대오가 2월27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옆에서 현대중공업 일방 분사 주주총회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주주총회 전날인 2월26일부터 주총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입구를 버스 17대로 차벽을 쳐 막았다. 또 주총장 지하에 용역경비를 대기시켜 지부 조합원을 막으려 했다. 지부 조합원과 현대자동차지부, 울산지부, 지역 연대 대오 1,000여 명은 18시부터 주총장 인근에서 분사 반대 결의대회를 벌였다.

밤을 새고 새벽 4시부터 주주총회장 진입을 시도하던 지부 조합원 300여 명은 오전 8시부터 주총장에 입장했다. 현대중공업이 오전 11시경 일방으로 분사 안건을 처리하려 하자 조합원들은 단상 진입을 시도했다. 현대중공업은 경비와 경찰을 동원해 막았다.

▲ 2월27일 오전 11시경 현대중공업의 주주총회 분사 안건 처리를 돕기 위해 경찰이 주총장에 난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전 11시50분쯤 주총 참가자 표결도 하지 않은 채 전산으로 주식을 확인하고 분사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원들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합원 네 명이 연행되고, 네 명이 다쳤다.

지부는 주주총회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투쟁방침을 논의하고 있다. 남정대 지부 교육실장은 “밤새 기다린 조합원들보다 먼저 총회장에 입장한 주주들이 있었고, 사측이 의사진행발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등 주주총회 절차에 문제가 많았다”며 “절차상 문제에 법적 대응하며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중공업이 2월27일 주주총회에서 경비로 연단을 둘러싸고 분사 안건을 일방 처리하고 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사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4월1일부터 현대중공업(조선·해양 부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부문),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부문), 현대로보틱스(로봇 부문) 등 네 개 회사로 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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