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기연이 설을 앞두고 전체 조합원 62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데 이어 용역을 동원해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동광기연은 ‘1월25일 자정까지 농성을 풀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 업무방해 고소 등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겁박했다.

용역 50여 명이 1월25일 10시쯤 안산시 단원구 동광기연 안산공장에 몰려들었다. 용역들은 11시 30분 1층 유리문을 깨고 계단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방어 울타리에 막혀 진입에 실패했다. 이들은 13시쯤 지게차에 사람을 태워 올려 유리창을 깨고 다시 진입을 시도했다.

▲ 김완섭 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장이 1월25이 약식 보고대회에서 “회사가 23일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이틀 만에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미리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이라며 “고용보장을 목표로 이탈자 없이, 흔들림 없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산=김경훈

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지회장 김완섭, 아래 지회) 조합원들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날 동광그룹 관리자와 공장 부지를 빌려준 태광공업, 공장을 인수한 크레아, 납품처인 한국지엠 관리자 등이 현장에 나타났다.

노조와 동광, 경찰, 고용노동부는 16시 쯤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 나온 한국지엠 관리자는 “2월6일부터 쉐보레 말리부를 대량 생산하려면 오늘 동광기연에 있는 금형을 빼야 한다. 생산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광기연은 한국지엠이 소유한 금형으로 도어트림을 생산해 한국지엠에 납품하고 있다.

동광기연은 이날 협상이 끝난 지 30분도 되기 전 ‘1월26일 0시까지 농성을 풀고, 금형 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 퇴직금 1/2 범위 내 가압류, 손해배상 청구, 건조물 침입 및 퇴거불응,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 동광기연이 1월25일 용역을 동원해 13시경 지게차로 사람을 옮겨 유리창을 깨고 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 조합원들이 있는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안산=김경훈

동광기연은 이 문자에서 ‘1월24일 금형에 대한 설계제작 발주를 의뢰했다’고 밝혀 미리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측은 이날 농성 해제를 요구하는 문자를 세 차례나 보냈다.

김완섭 지회장은 협상 후 약식 보고대회에서 “동광기연이 23일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이틀 만에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다. 미리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이라며 “고용보장을 목표로 이탈자 없이 흔들림 없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명숙 인천지부 조직부장은 “오늘 농성장 침탈 시도는 조합원들을 흔들고 압박해 퇴직 신청을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동광기연은 1월23일 정리해고를 통보한 뒤 1월26일까지 퇴직 신청하라고 일방 통보했다. 인천지부는 하루에 두 지회씩 조를 짜 농성장 침탈 등 비상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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