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2월6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회 청문회 증인 입장 과정에서 보안운영팀을 동원해 정몽구 등 재벌총수에게 항의하는 노동자를 집단폭행해 큰 문제를 일으켰다. 현대자동차가 경비용역을 동원해 공장과 본사, 정몽구 집 앞 등에서 노동자를 일상으로 때렸다는 증언이 12월14일 국회에서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별위원회(위원장 김태연, 아래 재벌특위)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2월14일 국회에서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를 열고 현대자동차가 저지른 폭력을 고발했다.

▲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별위원회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2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김경훈

재벌특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노조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울산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면 관리자와 경비용역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고, 선전물을 뺏는 등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 관리자와 경비용역은 지난 4월20일 집회에서 조합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한 여성 조합원의 옷 일부를 들추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현대차 경비용역은 5월11일 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차가 달리는 도로로 밀어내 여섯 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

보고대회에서 피해자들은 현대자동차가 저지른 폭력을 직접 고발했다. 임승환 노조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차장은 “6월15일 관리자, 경비용역과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졌다. 경비용역들은 사람이 넘어진 상황에서 계속 조합원들을 밀었다”며 “얼굴부터 허리까지 구둣발에 밟혀 전치 3~4주 진단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홍종인 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 전 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와 한남동 정몽구 회장 집 앞에서 당한 폭력을 증언했다. 홍종인 전 지회장은 “양재동에서 정당연설회를 하려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정몽구 사병들이 사지를 들어 끌고 갔다”며 “양쪽 팔꿈치가 까져 한 달 이상 고생했다”고 말했다.

홍종인 전 지회장은 “한광호 열사 분향소를 양재동 본사로 옮기는 ‘꽃길 100리’ 투쟁 때 정몽구 회장 집으로 가다가 정몽구 사병들에게 끌려 나왔다. 네 명이 목을 잡고 조끼가 찢어질 정도로 억지로 끌고 왔다”고 증언했다. 홍종인 전 지회장은 이 과정에서 온몸에 찰과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 임승환 노조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차장이 12월14일 ‘재벌이 전국에 물들인 사적 폭력을 말하다’ 보고대회에서 현대자동차 경비용역의 폭력을 설명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경훈

김상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대자동차 경비용역이 저지른 폭력은 경비업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형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임이 명백하다”며 “현대자동차가 이제까지 처벌받지 않은 이유는 이들의 폭력을 묵인하는 공권력과 사법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은 변호사는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파업 현장에 투입한 경비용역까지 관장한 정황을 공개했다. 김상은 변호사에 따르면 황 모 현대자동차 엔진부품개발팀 차장은 2011년 5월18일 김모 전 무, 최모 이사에게 보낸 ‘유성기업 동향보고’ 이메일에서 “경비용역 24명 18일 아침 10시 유성기업 인근 대기, 상황판단 후 공장투입, 출입문 12개 경비예정, 관리자들 작업 가능토록 노조 간부 출입통제예정”이라고 적시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이나 진상조사단 차원에서 현대자동차 경비용역 폭력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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