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12월2일부터 3일까지 배 모양의 ‘박근혜 퇴진-고용안정호’를 앞세우고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아래 전경련)와 광화문 농성장, 현대 계동사옥, 대우조선해양 본사 등을 돌며 1박2일 상경투쟁을 벌였다. 

조선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12월2일 13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재벌이 공범, 전경련 해체, 조선산업 구조조정 폐기,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조선하청노동자들의 정권 퇴진 촉구 1박2일 거리행진’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정부의 산업정책 실패, 경영 실패, 국민혈세 낭비 속에 세계 1위 조선 강국을 만든 하청노동자들은 이미 6만 명이 잘렸고, 7만 명을 더 내쫒겠다고 해 상경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동성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노조(준)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임원과 사외이사들과 대주주들이 수조원의 돈을 가져갔다. 경영진은 호황기에 돈을 물 쓰듯 써대며 방만한 경영을 해오다가 불황이라고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쫓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조위원장은 “삼성은 국정원에나 있을법한 취조실을 운영하며 20년 전 일까지 들춰내 돈 한 푼 안주고 내쫒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경습 위원장은 “비정규직이 삼성중공업 생산의 70%를 감당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먹는 밥값마저 월급에서 공제하고 있다. 비정규직노동자에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하는 회사가 삼성이다”라고 분노했다.

▲ 12월2일 13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재벌이 공범, 전경련 해체, 조선산업 구조조정 폐기,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조선하청노동자들의 정권 퇴진 촉구 1박2일 거리행진’ 기자회견을 마친 조선소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노동자 등쳐먹는 개, 전경련은 개밥이나 처먹어라’, ‘범죄 집단 전경련 해체’, ‘최저임금 1만원은 아깝고 수십억 뇌물은 안 아깝나’ 등의 구호를 적어 전경련에 부착하는 상징행동을 벌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 12월2일 ‘박근혜 정권 퇴진, 재벌이 공범, 전경련 해체, 조선산업 구조조정 폐기,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조선하청노동자들의 정권 퇴진 촉구 1박2일 거리행진’에 나선 조선소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고용안정호’ 모형을 앞세우고 현대사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삼성 204억원, 현대차 128억원, SK의 111억원, LG의 78억원 등 866억원이 넘는 돈은 재벌들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뇌물로 썼고, 박근혜는 뇌물의 대가로 경제활성화법, 5대 노동개악법을 처리했다. 성과연봉제, 비정규직법 개악, 파견도급 확대, 구조조정을 한방에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원샷법을 처리해줬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권과 자본은 해고와 설비축소로 재벌만 살리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들은 ‘노동자 등쳐먹는 개, 전경련은 개밥이나 처먹어라’, ‘범죄 집단 전경련 해체’, ‘최저임금 1만원은 아깝고 수십억 뇌물은 안 아깝나’ 등의 구호를 적어 전경련에 부착하는 상징행동을 펼쳤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과 대책위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광화문 농성장 미술팀이 제작한 모형 배 ‘박근혜 퇴진-고용안정호’를 앞세우고 서울 도심에서 행진했다. 현대 계동사옥 앞에 다다른 노동자들은 ‘정몽준 구속, 구조조정 중단, 산재사망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창민 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현대중공업에서 2014년 11명이 떼죽음을 당했고 2016년 11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고작 과태료를 내리고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하창민 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지난 10년간 23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경영진은 수천억 원씩 챙기면서 어려울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노동자 임금을 동결했다. 분노한다”고 외치며 “현대중공업노조가 금속노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막고 기업 살인을 막기 위해 원하청 공동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상납비리, 산재사망, 구조조정, 납품비리, 부정부패, 임금체불’을 상징하는 시한폭탄 모형을 든 정몽준, 박근혜, 산업은행을 폭파하는 상징의식을 했다.

▲ 하창민 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이 12월2일 ‘정몽준 구속, 구조조정 중단, 산재사망 규탄 결의대회’에서 “현대중공업노조가 금속노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막고 기업 살인을 막기 위해 원하청 공동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내용의 투쟁사를 하고 있다. 신동준

 

▲ 12월2일 ‘박근혜 정권 퇴진, 재벌이 공범, 전경련 해체, 조선산업 구조조정 폐기,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조선하청노동자들의 정권 퇴진 촉구 1박2일 거리행진’에 나선 조선소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조산산업을 망친 박근혜 정권과 자본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우조선해양 본사로 행진을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김동성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준)지회장은 “부도덕하고 무능한 경영진을 관리감독 해야 할 대통령이 최순실과 국정을 농단했다. 산업은행과 짜고 대우조선에 내려온 놈들은 돈만 빼먹고 튀었다. 이들이 제대로 조선산업 정책을 내고 경영했겠느냐”며 분노했다.

송영섭 금속법률원장은 조선업종 구조조정 법률자문단을 대표하여 발언에 나서 “노동법에 노동의 권리는 신성하다고 나와 있다.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고 사용자는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고 돼있다. 이것이 노동법의 정신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송영섭 원장은 “자본은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이런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하청노동자들의 고용, 임금, 노동 3권 보장을 권력자들의 손에 맡겨서는 안 된다. 하청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노조를 조직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을 마친 노동자들은 광화문으로 이동해 촛불집회에 참가해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생당한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는 ‘시국 집담회’를 열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과 대책위는 12월3일 광화문 광장에서 ‘재벌총수 구속, 전경련 해체 공동행동’을 벌이고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박근혜 퇴진의 날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1박2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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