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아사히글라스, 동양시멘트, 서산톨게이트,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 1천5백여 명이 10월15일 서울에서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부당한 외주화와 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하며 공동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대회는 지난 9월8일 민주노총 간접고용노조단위 대표자들이 회의를 열어 결정한 공동투쟁이다. 대회 전 간접고용노조단위 대표자들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공동투쟁을 알렸다.

▲ 민주노총이 10월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월15일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간접고용 사용 엄격 규제 ▲원청 사용자 책임 강화와 노동 3권 보장 ▲생활임금 보장과 일상 해고 대책 수립 ▲위험의 외주화 금지 등 크게 네 가지를 요구했다.

 

최저임금 삶과 죽음, 경계에 선 간접고용노동자

투쟁 중인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이날 대회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란 주제로 각기 자신들의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첫 번째 이야기에 나선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이해조 지부장은 빗속에서 일하며 전신주에 올랐다가 감전사로 추락 사망한 동료의 사례를 전하며 “탐욕스런 자본의 실적 압박에 시달린 결과”라며 분개했다.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부 도명화 지부장은 간접고용이라는 차별 지위가 어떻게 악용되는지 전했다. “한 평도 안 되는 공간 안에서 최저임금 받아가며 밤낮 없이 일하고 있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니 근무 중 물도 마시지 못했다. 심지어 성희롱도 당하며 일한다”며 참다못해 노조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지로드텍은 간접고용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노조에 소속된 노동자들을 사실상 해고했다. 이들 톨게이트 비정규직노동자는 한국도로공사가 책임을 회피했다며 ‘고용승계’를 요구로 투쟁하고 있다.

▲ 민주노총이 10월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 ‘진짜 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 노동자들이 10월15일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에서 몸짓공연을 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 10월15일 ‘나와라 진짜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간접고용 철폐를 외치며 ‘반노동, 반민생, 백남기농민 살인정권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영풍문고 앞을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자살예방센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10월5일부터 11일째 전면 파업 중이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의 김성우 지부장은 “우리는 외로운 줄 알았다. 이런 싸움을 해도 되는지도 몰랐다”며 소회를 전했다. 김 지부장은 믿기 힘든 현실도 전했다. “만취자나 자학으로 위협하는 사람들을 여성들이 홀로 상대한다”며 “이 사업은 국가사업으로 20년 동안 지속해왔음에도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없다”며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무기한 전면파업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정규직 할 것 없이 함께 투쟁해야

민주노총은 전국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모아 국회를 향해 간접고용 등 제도개선을 촉구할 방침이다. 김종인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앞서 말씀해주신 비정규직의 현실은 비정규직만의 현실인가”라고 묻고, “정부의 2대 노동개악 행정지침과 성과퇴출제를 막지 못하면 내일 정규직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모든 조합원이 투쟁해야 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후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청계천을 지나 영풍문고까지 행진했다. 조합원들은 16시부터 ‘반노동 반민생 백남기 농민 살인정권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10월29일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희망버스’가 서울을 출발해 거제에 도착, 조선소 하청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문화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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