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대표이사 박당희)이 안전검사 필증 없이 불법 대체생산한 버스용 에어컨을 지난달부터 현대기아차에 납품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더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10월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현대자동차그룹에게 납득할만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용득 의원에 따르면 갑을오토텍은 지난달부터 경기도 평택에 있는 자동차용 에어컨 제조업체 ㈜엘티에스(대표이사 박수현)로부터 버스 에어컨(쿨링유니트)을 납품받아 현대-기아차에 납품했다.

이용득 의원실은 ㈜엘티에스가 안전검사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6개월 동안 검사필증을 받지 않은 업체임을 확인했다. 이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반이다. ㈜엘티에스는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회원사로 등록돼 있지 않아 협회가 실시하는 검사와 필증 역시 받지 않았다.

▲ 엘티에스에서 생산해 현대-기아차에 납품한 것으로 보이는 버스용 에어컨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의 제품검사필증이 붙어있지 않다. 이용득 의원실 제공

결국 갑을오토텍은 무허가 하청제조사에 불법 대체생산을 맡긴데다 검사필증이나 생산이력이 담긴 명판조차 없는 제품을 납품해 완성차 안전을 위협한 셈이다.

이용득 의원은 “현대-기아차가 안전검사 절차를 위반한 불량품으로 완성차를 조립했다면, 국민 안전을 담보로 하청기업의 노조법 위반 불법대체 생산품을 묵인해준 행위”라며 “현대차그룹이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고사 작전에 동참했는지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현대-기아차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다면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절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갑을오토텍지회(지회장 이재헌, 아래 지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조속한 수사와 처벌 ▲현대차그룹과지회 공동으로 불법대체생산 하청사 전수조사 ▲불법대체생산과 노조파괴 중단 등을 요구했다.

▲ 갑을오토텍이 생산해 납품한 버스용 에어컨 PY제품에 제품검사필증이 붙어있다. 이용득 의원실 제공

이에 더해 지회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결단을 내린다”며 “경영진 스스로 불법대체인력이라 밝힌 자들이 출근하겠다고 벌이는 폭력상황을 중단시킨다는 전제 아래 정상 관리직 출입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폭력상황이란 갑을오토텍이 관리직 사원을 동원해 대체생산을 하겠다며 매일 아침 공장 정문에서 지회 조합원과 대치하는 상황을 말한다. 노조법은 쟁의행위 기간에 대체생산이나 신규채용을 금하고 있으나 갑을오토텍은 지회가 쟁의행위를 벌이던 지난해 6월 이후 입사한 관리직까지 동원해 대체생산을 시도했다.

지회는 갑을오토텍이 집단으로 불법대체생산 시도를 중단할 경우 10월17일 월요일부터 노조법에 저촉되지 않는 2010년 이전 입사자에 한해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갑을오토텍지회는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며 “갑을오토텍은 모든 불법을 중단하고 조속히 노사대화를 재개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파괴 분쇄 투쟁을 벌이던 갑을오토텍지회는 회사가 7월26일 직장폐쇄를 강행하자 전조합원이 공장 농성을 벌이며 ▲노조파괴 용병에 대한 전적처리 ▲노조파괴 행위 사과 ▲외주 용역 경비 투입에 대한 노사 합의 ▲2015년 임금 합의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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