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대표이사 박당희)이 ‘노조파괴 용병’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직원들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전적시켰다.

회사는 10일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채용 취소됐으나 복직 후 타 계열사로 전출시켰던 2노조 직원 전원에 대해 현재 근무 중인 해당 계열사로의 전적 인사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갑을오토텍 회사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6월 ‘노조파괴 용병’을 퇴사조치키로 지회와 합의한 지 14개월만이다.

회사는 합의사항을 뒤늦게 이행하면서도 “(지회는) 공장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해 불법 파업을 계속 진행 중으로 이로 인한 회사의 매출손실은 이미 700억원을 넘어 섰다”고 비난하고 “회사는 금속노조가 불법행위를 중단하면 그 즉시 언제라도 교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을 언론으로 접한 갑을오토텍지회(지회장 이재헌, 아래 지회)는 “마냥 기뻐할 수 없다”며 “회사는 여전히 교섭을 외면하고 있어 노조파괴를 지속할 의도”라고 지적했다.

▲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용병' 전적 처리에 대회 지회는 “마냥 기뻐할 수 없다”며 “회사는 여전히 교섭을 외면하고 있어 노조파괴를 지속할 의도”라고 지적했다. 지회 조합원들이 8월24일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아이레이버> 자료사진

지회가 의심을 거두지 않는 데는 회사가 지회와의 교섭은 거부하면서 언론 작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회는 같은 날 반박 보도자료를 내어 “이토록 쉬운 조치를 진작에 이행했더라면, 지금의 갑을오토텍 사태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교섭이 싫다면 언론보도 내용을 공문으로라도 보내라고 했지만 이마저 거부하는 회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회는“회사가 노조파괴를 위한 여론몰이로 공권력 투입 명분을 쌓는 것과 더불어 법정구속돼 항소한 박효상 전 대표이사의 불리한 혐의 일부를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불법직장폐쇄 철회와 노사간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고법 제2민사부는 지난달 25일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재판 항소심에서 갑을오토텍 회사가 매주 화, 목요일 아산사업장 사무동 1층 교섭장소에서 2015년 임금협약에 관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이 같은 단체교섭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회사는 지금까지도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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