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조파괴로 인한 농성이 4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종교계 4대 종단 5개 단체가 노조파괴 중단과 공권력 투입 반대,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사회로 진행한 8월18일 기자회견에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 사회개벽 교무단, 원불교 인권위원회 소속 성직자들이 참여했다.

▲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 사회개벽 교무단, 원불교 인권위원회 소속 성직자들이 8월18일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중단과 공권력 투입 반대,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형석

정진우 NCCK 목사는 “민주노조를 폭력으로 파괴하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노조파괴는) 자본에게 결코 온당하지도, 유익하지도 않다. 회사는 노동자에게 용서를 빌고 대화에 나서라”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나승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신부는 “2009년 쌍용차 평택공장 노동자들이 생각난다.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래서 국가와 공권력이 있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도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스님은 “갑을오토텍 경영자가 정상인가. 노조를 없애면 회사가 바로 설 수 있나”라고 호통치며 “회사는 악한 마음을 내려놓고 노조와 대화를 하라”고 촉구했다.

박태선 원불교 인권위원회 원무는 “헌법에 명시한 노동자 권리가 증명되고 증거될 때까지 기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갑을오토텍지회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회원 1백여 명이 8월18일 상경해 종교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 가대위 회원이 갑을오토텍 상황을 알리는 발언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형석

갑을오토텍지회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회원 1백여 명이 상경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미순 가대위 대표는 “경찰과 검찰을 찾아다니며 노조파괴 중단하게 해달라고 매달렸지만 그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고 한다”며 공권력 투입 중단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직자들은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삶을 지키고 인간답게 노동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벽”이라며 “갑을 자본이 더 이상 무리한 물리력을 동원해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당부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8월18일 발표한 성명에서 “180여개사, 1만9천명에 이르는 협력사와 소속 직원들은 갑을오토텍의 생산중단으로 줄도산과 생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가 노조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42일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평했다.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집단은 갑을오토텍이다. 갑을오토텍은 “자연스런 매출감소 방안을 강구해 실질적인 매출감소로 인한 위기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극대화”라는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성해 위장 매출감소를 계획했다.

▲ 갑을오토텍이 보낸 한 관리자가 8월18일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은 청와대, 경찰청, 조선일보, 동아일보 앞에 관리자들을 보냈다. 노조 조직실 제공

갑을오토텍은 노조파괴에 시나리오에 따른 직장폐쇄에 더해 현재 불법 대체생산까지 벌이고 있다. 지회는 지난 1월 회사가 10여개 업체에서 불법으로 대체 생산하고 있는 정황과 증거를 확보하고 고소한 상태다. ‘줄도산과 생계 위기’라는 경총 주장은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다.

경총에 기댄 갑을오토텍은 청와대, 경찰청, 조선일보, 동아일보 앞에 관리자들을 보내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종교계까지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범죄행위와 공권력 투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자 갑을오토텍이 이른바 ‘여론 공중전’에 나선 모양새다. 갑을오토텍이 자신의 중대한 범죄행위는 숨긴 채 지회 쟁의행위에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며, 스스로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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