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와 ‘STX조선 살리기 창원 시민 대책위원회’가 8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영회계법인은 노동자 희생을 전제한 구조조정 요구 보고서 작성을 중단하고, 자본 논리에 매몰되지 않은 공정하고 다각적인 실사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지회와 ‘STX조선 살리기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STX조선 살리는 길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 한영회계법인은 고용유지가 담보된 공정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STX조선의 기업실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STX조선이 50%의 인건비를 삭감해야한다는 중간보고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법정관리 상태인 STX조선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한영회계법인의 중간보고서에 대해 “STX조선의 노무비는 매출원가의 15%수준이다. 인력 구조조정이 기업회생 여부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노조 조합원들과 ‘STX조선 살리기 창원 시민 대책위원회’가 8월9일 서울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본사 앞에서 공정한 실사 보고서 작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민규

황우찬 노조 부위원장은 “STX조선을 정상 운영하려면 배를 지을 인력이 필요하다. 결국 해고된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STX조선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 해고를 중단하고 총고용을 보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황우찬 부위원장은 “STX조선 노동자들의 총고용보장을 전제로 노조는 순환휴직 등 STX조선의 회생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회사와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창원 지역주민들도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구조조정은 지역경제를 더 큰 어려움에 빠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웅 창원시의원은 “STX조선은 창원시 진해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다. 앞서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이미 지역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며 “지역경제에 영향이 큰 STX조선을 인력구조조정으로 회생시키라는 요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웅 시의원은 “총고용 유지와 정상화가 시민들의 목소리다. 조선업이 정상화할 때를 대비해 숙련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STX조선의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한영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중간보고서에서 STX조선의 계속 기업가치를 1조2,635억원, 청산가치를 9,472억 원이라고 밝혔지만, 인건비 축소를 전제로 가치를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STX조선은 7월29일부터 현장직을 포함해 750여명의 노동자를 내보낸다는 목표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STX조선은 2013년 자율협약 당시 1,400여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남은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유보하고 기본급을 동결했다.

STX조선지회는 노동자 희생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매주 화요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과 한영회계법인 앞에서 선전전과 결의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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